여행지와 음식, 대중문화로 친숙한 태국의 이면에는 오랜 교류와 융합의 역사가 자리한다. 여러 문명이 오간 길목에서 태국은 외래 문화를 받아들이되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꿔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만들어 왔다. 그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태국미술 특별전이 국내에서 처음 마련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3일부터 9월6일까지 특별전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을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태국 문화부 예술국과 함께 마련한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첫 특별전이다.
전시에는 방콕국립박물관을 비롯해 태국 전역의 국립박물관 21개 기관이 참여했다. 조각, 회화, 공예 등 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 239점이 출품된다. 태국 현지에서도 한자리에서 보기 어려운 대표 작품들이 대거 소개돼 태국 예술의 깊이와 다양성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태국의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를 따라가며 문화 교류와 불교, 왕실 문화를 중심으로 태국미술의 흐름을 조명한다. 정교하게 장식된 청동기와 붉은 기하학무늬 토기, 인도에서 온 장신구, 지중해 지역에서 전래된 로마식 램프 등은 오늘날 태국 지역이 일찍부터 동서 교류의 길목이었음을 보여준다.
13세기 이후 타이족이 세운 수코타이, 란나, 아유타야 왕국의 문화도 주요하게 다뤄진다. 수코타이 시대를 대표하는 ‘걷는 부처’(사진)는 태국 불교미술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주요 작품이다. 정적인 불상과 달리 부처가 우아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표현해 눈길을 끈다.
1782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라따나꼬신, 즉 방콕 왕조의 미술은 왕실과 불교문화를 중심으로 소개된다. 전시에서는 태국 전통 가면극 ‘콘’의 가면을 비롯해 금속공예품, 면직물, 불교사원에 걸렸던 불화 등을 만날 수 있다.
전시장도 태국 전통 건축에서 영감을 받아 꾸며졌다. 옛 사원의 붉은 벽돌과 왕궁 회랑의 장식을 재해석했으며, 태국의 역사와 문화를 여섯 가지 키워드로 탐색하는 디지털 키오스크와 힌두교 서사시 ‘라마끼안’을 주제로 한 콘 가면극 증강현실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전시 개막을 기념해 23일부터 30일까지 무료 관람 행사가 진행된다. 22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상설전시관 으뜸홀에서는 태국 전통의상 ‘춧 타이’를 소개하는 작은 전시도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