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군사분계선(MDL) 국경선화 및 요새화 작업의 일환으로 MDL 가까이 철책을 설치하고 있는 것에 대해 군 당국이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은 2년 이상 지속되어왔으나, 정부가 이를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하는 입장을 대외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정전협정 유지 및 관리를 맡고 있는 유엔군사령부는 “요새화가 자동적으로 정전협정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합동참모본부는 22일 “북한군의 MDL 일대 장애물 설치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으로, 우리 군은 유엔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속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합참의 입장은 북한이 MDL과 상당히 근접한 지점에 철책을 설치하는 것을 가리킨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말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하고 국경선 요새화를 지시한 직후 2024년 4월부터 MDL 이북 지역에서 불모지 작업, 전술도로 구축, 철조망 및 지뢰 설치 등을 진행해왔다. 군 당국 및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에 따르면 북한은 일부 구간에서는 철조망을 MDL에서 80∼90m 떨어진 정도로 가까이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도 MDL 남측 DMZ에 각 소초(GP)를 잇는 추진철책을 설치한 바 있지만, MDL에 근접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MDL에 가깝게 철조망을 설치하는 등의 작업이 MDL에서 각각 남북으로 2㎞ 거리의 비무장지대(DMZ)를 완충지대로 설정한다는 정전협정 취지에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국방부 정빛나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DMZ를 설정해 이를 완충지대로 함으로써 적대행위의 재발을 초래할 수 있는 사건의 발생을 방지한다’는 정전협정 1조 1항을 언급하며 “(이를) 근거로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유엔사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엔사는 “DMZ 내 활동은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정전협정 및 후속 합의의 관련 조항과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상황을 토대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또 “건설, 요새화 및 여타 방어적 조치가 자동적으로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필요할 경우 유엔사는 기존에 확립된 메커니즘을 통해 정전협정 관련 우려 사항을 다루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계속해서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