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대량 출몰해 시민 불편을 야기했던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가 이번 주 최고조의 활동량을 보일 것으로 예고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은 일제히 방제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러브버그는 통상 6월 중순부터 7월 초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낙엽이나 토양 유기물을 분해해 땅을 비옥하게 만들고 성충이 된 후에는 꿀벌처럼 꽃의 수분을 도와 생태계 전반에서는 ‘익충’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한꺼번에 대량 출몰하는 특성 탓에 시민들의 옷이나 차량, 가방 등에 무차별적으로 달라붙어 불쾌감을 유발하고 안전 운전까지 방해하는 실정이다.
시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지난 2024년 서울연구원이 서울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6%가 “이로운 곤충이라 할지라도 대량 발생할 경우 해충으로 인식한다”고 답했다.
21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등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관찰되기 시작한 성충 러브버그는 오는 24일 전후로 활동이 가장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해 경기·인천·서울을 중심으로 집중 목격됐던 러브버그가 올해는 이틀가량 이른 6월 15일부터 29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출현할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지자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지난해 계양산 일대에 러브버그가 대거 나타나 홍역을 치렀던 인천 계양구는 전문 방역 업체 세스코와 손잡고 현장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대규모 발생 우려가 큰 주택가에는 연막 방역을 실시하고, 공원과 수로 등에는 해충 퇴치기 45대를 긴급 배치했다.
특히 계양산 정상부에는 포집기 100여 대와 흡충기 8대, 성충 우화 트랩을 설치했다. 여기에 계양산과 천마산 일대 산책로를 따라 총 10㎞에 달하는 ‘끈끈이 롤 트랩’을 촘촘히 깔았다.
계양구 관계자는 “러브버그가 급증할 경우 살수차와 드론까지 투입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서울 자치구들도 선제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영등포구, 도봉구, 마포구, 종로구 등은 전문 방역단을 현장에 투입했다.
최근 3년간 700여 건이 넘는 민원이 쏟아진 종로구는 북악산과 인왕산 등 산지 인접 지역은 물론 최근 확산세가 뚜렷한 도시 생활권 주변을 중심으로 150세트의 포집기를 설치했다. 이밖에 다른 지자체들도 여름철 불청객 막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혜림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장은 “러브버그는 이미 국내 환경에서 상당한 잠복기를 거치며 적응을 마쳐 생태계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며 “한동안은 매년 출몰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러브버그의 대량 발생과 도심 확산은 최근 지속되는 여름철 평균 기온 상승 및 도심 열섬 현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기온이 높아지면 유충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성충으로 전환되는 우화 시기가 한꺼번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아울러 콘크리트 구조물이 많은 도심 지역은 야간에도 열이 식지 않아 곤충의 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며, 이는 산지 위주였던 서식지가 주거 밀집 지역까지 확장되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