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법 체류 외국인 피의자 도주 사건과 살인 사건 용의자 미검거로 치안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일선 경찰서장과 간부들이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특별감찰 기간 중 음주 회식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8일 부임한 신임 거제경찰서장은 취임 일주일 만인 지난 15일 저녁 출장과 휴가로 자리를 비운 일부를 제외한 경찰서 내 과장급 간부들, 경남경찰청 경찰발전협의회 관계자와 함께 지역의 한 횟집에서 음주를 동반한 회식을 가졌다.
이들은 1차 회식 후 인근 라이브카페로 자리를 옮겨 2차 자리를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자리는 서장 취임에 따른 간부 상견례 등 사기 진작 차원의 통상적인 일정으로 볼 수도 있으나, 당시의 엄중한 치안 상황과 시점을 고려하면 기강 해이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시 대통령은 해외 순방 중이었고, 경남 치안의 수장인 경남경찰청장도 베트남 해외 공무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이에 정부는 ‘대통령 해외 순방 중 공무원 공직기강 확립 및 근무 철저’ 지침을 하달했고, 경찰청 역시 9일부터 18일까지 복무 기강 확립을 각별히 당부한 바 있다.
특히 경남청은 지난 10일 창원에서 발생한 불법 체류 외국인 피의자 도주 사건을 계기로 지난 12일부터 24일까지를 '특별 감찰 활동' 기간으로 지정해 부서장들의 의무위반 예방 시책 참여도 등을 점검하던 중이었다.
인접 도시인 통영에서 발생한 60대 여성 살해 사건의 용의자 신원 파악도 난항을 겪어 주민 불안감이 높아지던 시점이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역 치안 책임자인 경찰서장과 핵심 간부들이 특별 감찰 기간이 시작된 지 사흘 만에 음주 회식을 해 경찰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욱이 이날 자리에서 한 참석자가 베트남 출장 중인 경남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거제서장과 통화를 시켜준 것으로 전해지면서, 감찰 지침의 실효성에 대한 뒷말도 나오고 있다.
경남청 소속 한 간부 경찰관은 “인근 지역에서 강력 사건 용의자조차 잡지 못했고 청장도 부재한 상황이었다면, 회식을 미루거나 간소화하는 게 맞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거제경찰서장은 “지역 축제가 마무리되고 신임 서장 부임에 따른 격려 차원으로 마련된 자리로 알았으며, 상급 기관인 경남청 경찰발전협의회 관계자가 동석해 자리를 거절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면서도 “(경남)청장이 국외 출장으로 부재한 상황에서의 음주 회식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한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