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원초적 질감과 색채를 1300도 장작가마의 불길 속에서 빚어내며 우주의 질서와 생명의 근원을 탐구해 온 도예가 이종능이 강원 평창에서 특별전을 연다.
모나용평은 오는 7월 17일부터 8월 20일까지 한 달간 이종능 특별전 ‘우주를 품은 토흔-발왕산의 숨결을 담다’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이 작가가 3년여의 준비 기간 치열한 사유와 실험을 거쳐 완성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해발 1458m의 발왕산이 품은 자연의 기운과 작가의 예술적 세계가 어우러져 관람객에게 우주와 생명의 신비를 전하는 특별한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능은 흙이 남긴 흔적과 불의 조형미를 결합한 독창적 예술 세계를 구축하며 ‘토흔(土痕)’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한국 대표 도예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은 세계 3대 자연사박물관 가운데 하나인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학예연구진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현대인의 감성을 위로하고 꿈과 희망을 전하는 작품 세계로 주목받아 왔다.
그는 2007년 영국 대영박물관특별전 ‘생성과 소멸’을 통해 현지 언론의 관심을 모았으며, 2011년에는 한국 도예가로서는 이례적으로 오사카 국립 역사박물관에 백자 달항아리 작품이 소장되는 기록을 남겼다. 또한 2002년 아시안게임 한국 대표작가로 선정됐으며, 같은 해 KBS와 NHK가 공동 제작한 월드컵 홍보 다큐멘터리 ‘동쪽으로의 출발’을 통해 한국 도자기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이번 특별전의 대표작은 ‘백색 토흔 달항아리’다. 이 작품은 바깥굽 형태로 제작된 백색 달항아리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인 높이 1m에 달하는 대작으로, 1270도의 고온에서 구워낸 작품이다. 무게만 100kg이 넘는 이 작품은 거대한 크기와 무게 때문에 소성 과정 자체가 하나의 예술적 도전으로 평가된다.
이종능 작가는 “100kg의 역기를 하이힐을 신고 들어 올리는 것과 같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거대한 달항아리를 가마 속 불길에서 형태를 무너뜨리지 않고 온전히 구워내는 과정은 기적에 가까운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전시장에는 백색 토흔 달항아리를 비롯해 벽화, 토흔 연작 등 작가가 40여 년 동안 흙과 혼연일체가 되어 탐구해 온 작품 70여 점이 공개된다. 자연과 우주, 생명과 시간의 흔적을 담아낸 작품들은 관람객에게 깊은 사색과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모나용평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발왕산이 품은 자연의 에너지와 이종능 작가의 예술적 성취가 만나는 특별한 자리”라며 “흙과 불이 빚어낸 우주의 서사를 통해 관람객들이 새로운 영감과 치유의 시간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