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내란 중요임무 종사 1심 사건에서 특별검사의 권한 확장을 경계하는 엄격한 법리 해석을 제시하며 일부 혐의에 대해 공소기각을 판결했다. 하지만 판결문을 살펴본 결과 재판부는 공소기각 혐의에 대해 재수사·재기소 가능성을 열어뒀다. 특검이 임의로 수사대상을 넓혀 기소하는 것은 위법하지만 혐의 자체를 무죄로 판단한 건 아니란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은 22일 박 전 장관의 12·3 비상계엄 선포 전후 과정에서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선 유죄를 인정해 구형량보다 높은 징역 25년을 선고했지만, 김건희씨 수사 무마 청탁 의혹과 관련한 청탁금지법 혐의에 대해선 공소를 기각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안가 회동’과 관련해 국회에서 허위로 증언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완규 전 법제처장에 대한 공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내란 특검팀(특검 조은석)에게 수사권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특검의 권한 남용을 경계했다.
박 전 장관의 청탁금지법 혐의와 관련해 재판부는 휴대전화 압수물에 기반을 둔 특검의 수사행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스마트폰에는 방대하고 광범위한 정보가 집적돼 있는바, 특검으로 하여금 거기서 발견한 모든 범죄 혐의를 수사해 기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특별검사의 수사대상이 무제한적으로 확장돼 헌법상 적법절차 원리나 형사절차 법정주의 원칙에서 벗어날 위험이 있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이 전 처장 공소기각 사유를 설명하면서도 특검 주장대로 수사대상을 해석할 경우 “관련성의 기준과 범위가 무엇인지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워 특별검사의 수사대상이 무한정 확장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헌법상 적법절차 원리나 형사절차 법정주의 원칙,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공소기각 판결이 곧 ‘면죄부’가 아니라는 점도 명시했다. 재판부는 “공소기각 판결이 확정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한 수사기관이 수사개시를 통해 수사절차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법한 공소제기권자가 다시 기소할 수도 있다”며 “이를 통해 적법절차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 사이에 조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란 특검팀이 아닌 경찰이나 검찰 등 적법한 권한을 가진 수사기관이 다시 수사하고 재판에 넘길 수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