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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 매물 1년 새 31% 증발… 경실련 “현 정부, 전월세 시장 불안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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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취임 후 서울 아파트 매물 급감 및 보증금 상승 지적
정비사업 구역 거주자 이주 수요가 주변 집값 압박하는 부작용 우려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모집 안내문. 연합뉴스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모집 안내문. 연합뉴스

 

서울 전월세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 오히려 시장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서민주거지 임대차시장 안정대책 수립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번 회견은 정부의 무제한 매입임대와 비주택 리모델링,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부작용을 경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 서울 아파트 매물은 줄고 보증금은 뛰고

 

경실련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현 정부 취임일인 지난해 6월 4일부터 이달 4일까지 1년 동안 서울 주택 시장의 매물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5000호에서 1만7000호로 31% 급감했으며 월세 매물 역시 1만9000호에서 1만5000호로 19% 줄었다. 같은 기간 매매 매물도 8만1000호에서 6만1000호로 2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물이 줄어들자 거래 가격은 자연스럽게 올랐다. 지난 4월 기준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보증금은 6억9000만원으로 전년 동기의 6억4000만원과 비교해 8% 증가했다. 월세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월세보증금은 2억7000만원에서 2억9000만원으로 8% 상승했고 월세액은 153만원에서 166만원으로 9% 뛰었다.

 

◆ “정비사업 활성화가 이주 수요 자극해 시장 불안 유발”

 

경실련은 최근 나타난 전월세 가격 상승이 여러 요인이 겹친 결과라면서도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 방향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재개발과 재건축을 활성화하고 용적률을 완화하면서 기존 아파트의 가격 상승 기대를 무리하게 자극했다는 취지다.

 

특히 정비사업 확대에 따른 이주 수요가 매매와 전월세 시장의 불안정을 심화시키는 핵심 원인으로 지목됐다. 경실련은 무분별한 정비사업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기자회견에서 경실련은 “정비사업에서 조합이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면 기존 주민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게 된다”라며 “이주가구들이 서울 인근 지역이나 경기도로 이동하며 전월세시장 불안을 가중하고, 매매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시 도시정비사업 통계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정비사업으로 인해 사라진 기존 가구수는 약 5만4000호에 달한다. 대규모 멸실 주택이 발생하면서 갈 곳을 잃은 세입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 주변 임대차 시장까지 흔들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2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열린 아파트·비아파트 전월세시장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2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열린 아파트·비아파트 전월세시장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비아파트 매입 대책의 딜레마와 월세화 가속

 

정부가 비아파트 공급 위축을 해결하기 위해 발표한 빌라와 오피스텔 무제한 주택매입 정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는 향후 2년간 서울과 경기 등 규제지역에 신축약정매입 5만4000호, 기존주택매입 1만2000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시각은 냉정하다. 경실련은 “신축약정매입은 기존 주택을 철거한 뒤 새로 지은 주택을 정부에 공급하는 방식”이라며 “이 과정에서 기존 거주자의 이주 수요가 발생하고, 도심 주택가격 상승을 유발해 비아파트 전월세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공급을 늘리겠다는 정책이 오히려 단기적인 주거 불안을 심화시키는 역설적인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비아파트 시장의 신뢰 붕괴도 심각한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서울 비아파트 전세 비율은 2019년 55%에서 지난해 27%로 27%포인트 급감했다. 반면 월세 계약 비율은 같은 기간 45%에서 73%로 27%포인트 늘었다. 전세 사기 포비아와 고금리 여파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월세 형태로 가중되고 있는 구조로 풀이된다.

 

◆ 금융 규제 강화와 공공임대 확충이 해법

 

경실련은 전면적인 정책 전환을 촉구하며 무분별한 철거 중심의 정비사업 대신 저층 주거지에 대한 주거환경 개선 사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장기공공임대주택과 토지임대부 기본주택의 대대적인 공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임대차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규제 카드도 제시됐다. 경실련은 “유주택자와 고가주택에 대한 전세대출을 중단하고 잔액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세반환보증제도의 보증 범위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담보인정비율에 LTV를 적용해 60%까지만 보증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반환보증보험 가입을 임대인이 사전에 의무화하도록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