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9기 제2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핵심 측근인 조용원을 당 조직비서로 다시 기용했다. 지난 2월 9차 당대회 이후 약 3개월 만에 당 조직비서를 교체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내부 통제의 고삐를 조여 당과 군에 대한 기강 확립에 나선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전원회의에서는 조직문제가 토의됐다”며 “김재룡 동지를 당중앙위원회 비서에서 해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조용원을 소환해 당 중앙위원회 비서로 선거할 것을 제의했다”며 “당 중앙위 위원들의 전원찬성으로 가결됐다”고 설명했다. 정치국 상무위원이면서 당 비서, 조직지도부장을 맡고 있던 김재룡은 직무에서 일괄 해임됐다. 공석이 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앞으로 열릴 최고인민회의에서 다시 선출될 예정이다.
통신은 김재룡의 해임 사유를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다만 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인 박희철 소장을 부정부패 혐의로 법기관에 넘기기로 했다고 공개한 것을 보면 조직관리 부실의 책임을 물은 인사조치로 보인다. 김 위원장 최측근이자 ‘북한의 2인자’로 거론되는 조용원을 조직비서로 재소환해 체제 내부 기강 확립과 당적 장악력을 극대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2015년부터 김 위원장 측근으로 주목받아 온 조용원은 김정은 체제에서 가장 빠르게 부상한 핵심 권력 엘리트 중 하나다. 조직지도부 말단지도원으로 일을 시작했으며, 2021년 정치국 상무위원, 노동당 비서와 당중앙군사위원에 올라 초고속 승진을 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2021년 8차 당대회에 이어 9차 당대회에서도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이름을 올렸고, 3월 열린 제15기 최고인민회의에서는 대외적 국가수반 격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돼 공식 실세로서 입지를 굳혔다.
특히 당 조직비서는 당과 군, 간부 사회 전반의 기강을 감독하는 핵심 직책이다. 조용원은 조직비서를 맡았던 2021년 전원회의에서 경제 분야 간부들을 공개 질책하며 강도 높은 기강 확립을 주문한 바 있다. 조직 문제에 관한 정보 수집과 인사 검증, 통제 기능을 총괄하는 만큼 김 위원장의 권력 장악을 뒷받침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조용원의 복귀에 대해 “북한 권력 구조의 메커니즘을 고려할 때 매우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조치”라며 “김정은 체제에서 국가기구의 서열이나 격식보다 당의 통제와 필요가 우선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경공업부장을 맡았던 한광상도 당 중앙위원회 부장에서 경질됐다. 신임 경공업부장으로는 리호림이 발탁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