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6·3 지방선거 잠실 개표소 출입구를 약 2시간 동안 막아선 여성의 신원 특정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일명 ‘올다르크’로 불리는 이 여성 모습이 인터넷에 확산한 점을 두고 의문을 드러낸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올림픽공원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와 관련해 총 36건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16일 시위대는 핸드볼경기장으로 진입하려던 대한체육회 관계자의 출입을 막았다. 당시 출입을 막은 시위대는 남성 5명과 여성 4명을 합쳐 총 9명이다.
경찰은 이 가운데 남성과 여성 각 1명씩 총 2명의 신원을 특정했다. 이들에게는 출석이 요구된 상태다. 출입문을 가로막았던 여성 A씨 역시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 얼굴 영상 다수 노출에도 신원 확인 지연
경찰은 A씨의 신원을 아직 특정하지 못했다. 인터넷에는 A씨의 얼굴이 명확히 노출된 현장 영상이 다수 게재되 있는데 그럼에도 경찰이 신원을 파악하지 못해 일각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핵심 원인은 당시 현장 조치 방식에 있다. A씨는 시위 당일 현장에서 신분을 밝히지 않고 귀가 조치되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현재 통신영장 신청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신원 확보를 시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법원의 통신영장 발부 요건이 엄격하고 통신사 회신 절차가 필요하다. 따라서 실제 신원 확인까지는 상당한 물리적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상 신원 불상자에 대한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 요청(통신영장)은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되어야 법원에서 발부된다.
◆ 체육단체 고소 부재가 수사 동력 저하 원인
피해 당사자인 체육단체 측의 공식적인 고소나 고발이 없는 점도 수사를 지연시키는 요인이다. 고소가 접수되지 않아 A씨는 아직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지 못했다.
업무방해죄는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가 아니다. 따라서 피해자의 고소 없이 경찰의 인지수사만으로도 입건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신원이 확보되지 않은 데다 외부의 고발장마저 부재하다.
◆ 검경 합수본 투표용지 부족 사태 수사 본격화
개표소 시위 수사와 별개로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선거 관리 부실 의혹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실무자급 공무원 참고인 조사가 한창이다.
합수본은 23일 선거 당일 투표소에서 근무했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들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지역 투표소에서 투표관리관 및 관리관 직무대행으로 일했다.
합수본은 이들을 상대로 투표 당일의 현장 상황과 용지 부족 발생 직후 선관위의 대응 지시 내용을 집중적으로 확인한다.
선관위 압수물 분석도 병행되고 있다. 합수본은 지난 11일 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을 통해 방대한 내부 자료를 확보했다.
실무 공무원 조사와 압수물 분석이 종료되면 선관위 윗선 직원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합수본은 선관위를 둘러싼 여러 추가 의혹도 수사 선상에 올렸다. 주요 수사 대상은 선관위가 투표용지 인쇄 매수 축소를 졸속으로 결정했다는 의혹과 선거 당일의 부실 대응 논란이다.
선거 직후 불거진 투표용지 보관 상자 폐기 및 분실 의혹과 외유성 출장을 포함한 방만 운영 의혹도 철저히 수사할 계획이다.
역대 선거 관련 수사 사례를 보면 선거관리위원회의 헌법상 독립적 지위 탓에 외부 수사기관의 강제 수사가 신속히 이루어지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했다.
그러나 이번 6·3 지방선거 합수본은 선거 종료 불과 8일 만인 11일에 선관위 본청 압수수색을 단행하는 등 이례적인 속도전을 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