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시간.
검사실 연어 술 파티 위증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심 선고 결과는 배심원단의 밤샘 평의 끝에 20일 새벽 3시30분이 돼서야 나왔다. 배심원단은 전날인 19일 오전 9시30분 결심공판이 열린 순간부터 이튿날 새벽 선고까지, 무려 ‘18시간’가량을 재판 과정에 참여한 것이다. 역대 최장인 10일 동안 진행된 국민참여재판이었다.
국민참여재판법에 따르면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 판결 선고는 변론을 종결한 기일에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변론 종결 당일은 사실상 다음 날 새벽으로 이어졌다. 늘어지는 시간을 의식했을까. 수원지법 204호 대법정 뒤쪽에 부착된 전자시계를 확인하던 변호인은 막바지에 이르렀을 즈음 배심원단을 향해 “형량을 안 정하면 빨리 갈 수 있다”고 했다. 유죄 평결 시 판사가 배심원과 함께 형량을 토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점을 고려한 발언이다. 검찰과 변호인 말에 날카로운 눈빛을 한 채 귀를 기울이던 배심원단은 재판이 종료되는 순간,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장시간 재판에는 집중력 저하 문제가 따라붙는다. 배심원단이 충실히 판단했을지 우려가 제기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실제 2008~2022년 국민참여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한 국민이 꼽은 가장 큰 애로사항은 ‘장기간 재판으로 인한 불편’이었다. 재판부나 검찰, 변호인도 피로한 건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뾰족한 수가 마땅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배심원단이 생업으로 복귀해야 하는 사정 등을 고려하면 재판을 여러 날 진행하기도 쉽지 않다. 2019년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배심원으로 참여 가능한 기간에 대해 ‘하루만’이라고 답한 비율(58.2%)이 가장 높았다.
국민참여재판 실시 건수는 2023년 95건, 2024년 91건, 2025년 109건에 그쳤다. 그사이 정치권에서는 배심원 판단을 제 입맛에 맞게 해석하며 공방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 검사는 “배심재판을 하는 영미법계에서는 역사 속에서 만들어져 온 그들의 법체계가 있는 것이고, 우리는 우리대로의 법체계가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2007년 국민참여재판법이 도입된 지 올해 20년째다. 대대적인 개선이든 폐지든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