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거취 논란이 장기화하면서 당내에선 차기 지도부 체제를 둘러싼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다. 장 대표가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그의 사퇴 시점과 방식에 따라 차기 권력 구도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22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고위원 한두 명의 진퇴로 당 진로를 결정하기는 그렇다”며 “장 대표가 복귀한 뒤 의원, 당원, 원로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리더십을 회복하든지 아니면 장 대표 스스로 결정하든지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친한(친한동훈)계를 비롯한 비당권파는 가을 비대위 전환, 연말·연초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고 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 활동이 마무리되면 비당권파가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지도부가 중앙선관위 사태가 마무리되는 때, 적어도 가을 전에는 임기를 종료했으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차기 당권 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도 19일 페이스북에 장 대표에게 “선관위 국정조사가 끝나기 전까지 체감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제시할 책임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내년 2월 이후 사퇴한 뒤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2월 사퇴설’도 거론된다. 국민의힘 당헌상 궐위된 대표의 잔여 임기가 6개월 미만이면, 새로 선출된 차기 대표는 잔여 임기와 상관없이 2년의 임기를 보장받게 된다. 즉 장 대표가 2월25일 이후 사퇴한 뒤 다시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2028년 총선 공천권을 거머쥐는 그림이다. 다만 잔여 임기와 상관없이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는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면 2년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당대표 거취를 둘러싼 당내 공방에 대해 “조기에 종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당대표 사퇴와 지도부 체제 개편은 의원들의 중의를 모아 결정해야 한다”며 “당내 의견이 ‘대표 결단이 필요하다’고 모이면 (장 대표에게)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키는 장 대표가 쥐고 있다. 과로로 병원에 입원 중인 장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퇴원해 당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당내에선 장 대표가 복귀 후 정책위의장 인선, 사무총장 교체 등 당직 개편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 대표가 마지막 돌파구로 전당원 투표를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 높은 당원 지지세를 등에 엎고 재신임에 나서는 방안이다. 실제로 장 대표는 지난 2월 “누구라도 내일까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재신임이나 사퇴를 요구하면 곧바로 전당원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