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근 국토안전관리원장이 23일 최근 신안산선 사고와 씽크홀 등 비슷한 사고가 재발한 것에 대한 원인으로 “공사비가 제대로 책정되지 않는 것”을 들며 재발방지를 위해 공사비 현실화를 촉구했다.
박 국토안전원 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는 원인이 무엇이냐”고 묻는 취재진에게 이렇게 답했다.
국토안전관리원은 건설 현장과 시설물, 지하공간 등의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토목공학자 출신인 박창근 원장은 올해 1월 취임해 기관을 이끌고 있다.
◆공사비 현실화 필요…안전비 안전에 써야
박 원장은 “부산에서도 싱크홀이 15개 나면서 난리가 나지 않았나. 거기에서도 공사비가 (실제의) 80% 수준으로 책정됐다 보니 현장소장은 공사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공사비를 줄여서라도 공사가 잘 끝나면 유능한 소장이 되겠지만 만약 못 줄이면 좋은 평가를 못 받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현상을 막으려면 설계를 현실적으로 다시 해서 인건비와 재료비, 안전비를 공사비에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며 “이런 비용을 재설계해서 제대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면 어떨까”라고 했다. 이어 “(현장에서) 안전비를 갖고 안전장치를 잘 챙기고 직원들의 안전교육도 잘 시켜야 한다”며 “안전관리비로 현장의 안전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는지 (살피는 것이) 우리의 숙제”라고 말했다.
◆50억 이하 사업장 90%, 사망 사고 40%
최근 사망사고 대부분이 50인 미만 현장에서 벌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안전 점검을 나가더라도 점검날을 미리 알고 대비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점검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박 원장은 “50억 이하 공사장에서 사망사고가 전체 사망자 사고의 약 40%가 생기고, 그 토목공사 현장이 전국에 연 15만∼16만개 되며 50억 이하 사업장이 90%에 달한다. 즉 소규모 공사장을 다 관리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설진흥법에 따르면 키스콘(KISCON)에 등록된 현장을 선별해 점검을 한다”며 “물론 소규모 현장은 미리 점검 나간다고 알려주고 나가는 게 맞다. 왜냐하면 너무 작은 현장에는 알려주고 가지 않으면 사람이 없거나 공사가 끝나있거나 현장소장이 쫓아내는 일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 가면 우리 전문가들이 현장 위험요소를 찾아 개선방향을 제시한다”며 “올해 50억 이하에 대한 현장점검 컨설팅 사업을 총 2만2000개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소문 고가차도 사고에 “R&D역량 강화해야”
그는 지난해 잇따른 대형 지반침하 사고를 계기로 지하 굴착공사의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설계∙시공∙유지관리 전 주기에 걸친 안전관리 체계를 가동하고 있으며, 설계 단계에서는 지하 안전평가서의 신뢰성을 높이고 거짓∙부실 작성 방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사 단계에서는 기존 서류 중심의 조사 방식을 ‘현장점검 체크리스트’ 방식으로 전환하고 유지관리 단계에서는 탐사 장비와 전문 인력을 확충해 고위험 지역에 대한 선제 대응을 확대한다. 최근 서소문 고가차도 사고에 대해선 “시설물 해체 과정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재해”라며 “장기적으로는 기반시설 노후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개발(R&D)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