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1959년 최초로 DC 코믹스에 등장해 상징적인 히어로가 된 '슈퍼걸'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됐다. 과거의 상처로 인해 문제적 인물로 살아가는 카라 조엘은 뜻하지 않게 한 소녀와 만나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며 '슈퍼걸'로 거듭나며 기존과 다른 새로운 히어로의 탄생을 보여준다.
24일 개봉한 영화 '슈퍼걸'은 2023년 톰 킹의 그래픽 노블 '슈퍼걸: 우먼 오브 투모로우'를 원작으로, 우주적 문제아이자 외톨이로 살아온 슈퍼걸(밀리 앨콕 분)이 절대 악에 맞서며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아이, 토냐', '크루엘라'의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이 연출을 맡고, DC 스튜디오 수장 제임스 건이 제작했다.
영화는 과거의 트라우마로 매일 술과 음악에 빠져 사는 카라 조엘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자신의 능력이 발휘되지 않는 붉은 행성에서 술을 마시던 카라 조엘은 인생의 목표도, 목적도 없이 살아간다. 그러다 잔혹한 정복자 크렘(마티아스 쇼에나에츠 분)에게 가족을 몰살당해 복수를 원하는 소녀 루시(이브 리들리 분)와 만난다. 카라 조엘은 나서지 않으려고 했으나 자신의 가족과도 같은 크립토 역시 크렘이 쏜 독에 맞아 위험에 빠지게 되고, 그를 구하기 위해 크렘의 도적단을 찾아 나선다. 루시 역시 복수만을 위해 슈퍼걸을 따라나서며 위험한 여정임에도 물러서지 않는다. 이 여정을 우연히 목격한 현상금 사냥꾼 로보(제이슨 모모아 분)도 합세해 거침없는 행동으로 도적단을 쫓는다.
'슈퍼걸'은 '슈퍼맨'(2025)과 다른 성격의 히어로다. 선함을 강조하는 착한 슈퍼맨과 달리 슈퍼걸은 부모와 고향을 잃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며 술을 진탕 마시고 거침없는 말투를 내뱉는 인물이다. 냉소적인 태도로 다른 이들을 밀어내고, 친구도 없이 오직 크립토와 함께 함선에서 살아간다. 새로운 매력을 지닌 현대적 슈퍼걸이 영화에 변주를 꾀한다.
여기에 '워맨스'를 전면으로 내세워 여성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만들어냈다. 카라 조엘과 루시 모두 가족을 잃었다는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지만, 카라 조엘은 루시가 자신과 같은 고통을 계속해서 가지지 않길 바라며 돕는다. 루시 역시 '슈퍼걸'의 힘을 회피하는 카라 조엘을 직간접적으로 자극하며 결국 히어로로 거듭나는 데 큰 힘을 보탠다. '쌍방' 구원을 이뤄낸 두 사람은 세대를 뛰어넘은 우정과 진한 연대를 보여주며 남다른 의미를 더한다.
이처럼 깊이감을 더한 '슈퍼걸'은 히어로물이 가진 미덕도 챙긴다. 바로 통쾌한 액션 시퀀스다. '슈퍼걸'은 크립토인의 능력인 괴력, 비행, 히트 비전을 활용해 다채로운 액션 시퀀스를 완성했다. 단순히 규모감을 키우기보다는 시니컬한 히어로가 완성한 재치 넘치는 액션신을 통해 서사와 잘 어우러지는 데 성공했다.
'슈퍼걸'로 처음 타이틀롤을 맡은 밀리 앨콕은 상처를 입고 혼란 속에서 흥청망청 살아가는 모습에서 점차 성장하며 슈퍼걸로 거듭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자칫 작위적일 수 있는 히어로 캐릭터를 자연스러운 표정 연기로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매력적인 인물로 완성해 냈다. '슈퍼맨'인 데이비드 코런스웻이 카메오로 등장해 서사를 탄탄하게 만들었다. 또한 카라 조엘의 반려견이자 슈퍼독 '크립토'는 '슈퍼맨'에 이어 이번 편에서도 사랑스러운 활약상을 펼치며 신스틸러로 나선다.
제한된 상영 시간 안에 새로운 히어로의 서사를 구축해야 하는 만큼, 카라 조엘의 전사(前史)가 여러 차례 등장한다. 속도감 있는 편집으로 이를 압축하려 한 시도는 엿보이나, 극의 흐름이 다소 끊기는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 덕분에 원작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어도 온전히 영화를 즐길 수 있어, 결과적으로 DC 유니버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는 성공했다.
영화는 매력적인 '슈퍼걸'의 탄생을 알리면서도, 결국 "선하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 진부할 수 있지만 이것이 바로 슈퍼맨 시리즈 아닐까. 쿠키 영상 없음. 상영 시간 107분.
<뉴스1>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