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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3000번’ 119전화해 욕설·폭언한 40대… 결국 형사고발

지난달 27일 오후 8시44분, 전북도소방본부 119 상황실의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화재일까. 심정지 환자일까. 교통사고일까….”

 

상황 요원은 다급히 수화기를 집어들었지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긴급한 구조 요청도, 구급 신고도 아니었다. 평소 틈만 나면 119에 전화했던 A(40대)씨였다.

 

전북도소방본부 119상황실.
전북도소방본부 119상황실.

그는 여느 때처럼 욕설과 고함을 한참 동안 지속했고, 또 연결된 전화에 침묵이 흘렀다. 전화를 끊으면 곧 다시 벨이 울렸다. 그리고 또다시…. A씨가 다음날 오전 1시42분까지 5시간여 동안 119에 건 전화는 무려 184통이나 됐다. 평균 1분37초마다 한 번씩 신고 전화를 한 셈이다.

 

전북도소방본부는 긴급 상황과 무관한 내용으로 장기간 119에 반복 신고하거나 동일·유사한 신고를 지속해 119종합상황실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방해한 A씨 등 상습 신고자 2명을 형사고발 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2024년부터 현재까지 2년6개월여 동안 비긴급 내용의 119 신고를 총 1만3000여 건 반복해 욕설과 고성, 무응답 등 동일·유사한 신고를 지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신고자 B씨는 같은 기간 문자 신고를 이용해 총 4900여 건의 비긴급 신고를 반복했다. 올해에만 2700여 건의 문자 신고를 접수해 하루 평균 17건 이상의 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습 비긴급 119 신고자에 대해 형사고발 의지를 담은 전북소방 포스터. 전북도소방본부
상습 비긴급 119 신고자에 대해 형사고발 의지를 담은 전북소방 포스터. 전북도소방본부

도소방본부는 그동안 해당 신고를 단순 민원으로 보지 않고 지속적인 계도와 처벌 가능성을 안내했다. 또 직접 주거지를 방문해 신고 자제와 올바른 119 이용 방법을 안내하고, 경찰과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신고 행태 개선을 유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동일·유사한 신고가 반복되면서 정상적인 119 신고 접수와 상황 관리 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했다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비긴급 신고가 반복될 경우 실제 화재와 구조, 구급 등 긴급 상황에 대한 신고 접수와 상황 판단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표출했다.

 

도소방본부는 이번 조치가 단순히 신고 횟수만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라 장기간 반복된 비긴급 신고와 지속적인 계도, 현장 방문, 관계 기관 협조에도 개선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오숙 전북도소방본부장은 “반복적인 비긴급 신고는 긴급 상황에 놓인 도민들의 소중한 신고 기회를 빼앗는 행위”라며 “상습적인 비긴급 신고에 대해서는 우선 계도와 신고 행태 개선을 유도하되, 119 신고 질서를 저해하는 상습 신고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