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며칠 전에 유치원에서 다문화수업을 하고 왔다. 5세부터 7세까지의 귀여운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업하는 것은 무척 재미있는 일이다. 수업이 끝난 후 유치원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지금 한국과 멕시코가 축구 경기를 하는데 교실로 갈래요, 아니면 여기서 축구를 볼래요?”라고 말씀하시자 아이들은 신이 나서 축구를 보겠다고 했다. 7세 아이들은 축구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하며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응원했다. 유치원 선생님들도 한국 대표팀을 열렬히 응원했다.
2002년이 떠올랐다. 그해 한국과 일본에서 월드컵이 개최되었고, 나는 한국팀을 열심히 응원하면서 한국 축구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다. 우리 가족 중에는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지만, 나는 한국 축구에 푹 빠져 있었고 가족들이 모두 잠든 새벽에 혼자 일어나 한국 경기의 재방송을 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부터 한국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커졌고, 언젠가 한국에 가게 되면 한국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꼭 직접 보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축구를 무척 좋아하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축구 경기를 직접 볼 기회가 많지 않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축구는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매우 사랑받는 운동이다. 올해는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팀이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여서 그 사랑은 최고에 달했다. 정부는 우즈베키스탄의 첫 월드컵 경기를 볼 수 있도록 출근시간을 한 시간 늦추기도 했다.
나는 한국에 온 후에도 대학팀 경기만 관람했을 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는 아직 직접 보지 못했다. 그래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직접 관람하는 것은 여전히 나의 작은 꿈으로 남아 있다. 나는 이번 학기 대학교 수업시간에도 축구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종강 파티를 하는 날에도 학생들과 축구 경기를 보았는데, 학생들은 교수들의 말보다 경기의 흐름에 더욱 귀를 기울였다.
축구에 대한 나의 남다른 관심 덕분에 나는 이번 학기에 우리 학과 축구동아리의 기획과 운영을 맡게 되었다. 비록 우리 학생들은 월드컵 무대가 아닌 대학 인조 잔디 축구장에서 뛰었지만, 그들의 열정과 투지는 어느 프로 선수 못지않았고, 경기 또한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치열했다. 나는 학생들에게 메달과 상을 수여하자고 제안했고, 시상식을 진행하면서 언젠가 우리 학생 중 누군가가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훌륭한 선수가 되기를 마음속 깊이 바랐다.
월드컵 축구는 국적과 언어, 성별과 나이를 초월하여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특별한 문화가 되었다. 축구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장면들을 보면 나는 큰 감동을 받곤 한다. 특히 축구 애호가들이 상대 팀을 존중하며 함께 응원하고 서로 어울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월드컵이 진행되는 동안 축구는 사람들의 일상 그 자체가 되었고, 어디를 가든 축구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많은 관람객은 월드컵을 4년 동안 기다리며 개최국을 직접 방문하고, 축구를 즐기는 동시에 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다. 이처럼 축구는 단순히 승패를 가리는 경기를 넘어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세계 시민으로서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매개체라고 생각한다.
월드컵이 계속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각자 다른 국가의 축구팀을 응원하고 있지만, 모두가 축구라는 하나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축구는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고 소통하는 장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축구 선수나 팬들의 행동을 단순한 스포츠 현상의 차원을 넘어 그 나라의 사회 질서나 문화적 특성과 연결하여 분석하는 사례를 자주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축구는 전 세계인을 하나로 연결하는 공통의 언어이자 문화 교류의 중요한 매개체라고 할 수 있다.
사하부트지노바 루이자 조이로브나 남서울대학교 조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