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차기 당권을 둘러싼 경쟁의 막이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사퇴하며 8·17 전당대회에서 연임 도전을 공식화한 것이다. 당권 경쟁 구도는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전 대표, 정 전 대표(가나다순) 3파전으로 짜이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의 불출마 압박을 받아온 정 전 대표가 결국 ‘마이웨이’를 선언하면서 친명 대 친청(친정청래) 갈등은 이제 ‘명청(이재명·정청래) 대전(大戰)’으로 확전이 불가피하다. 집권 1년을 맞은 이재명정부의 국정운영이 중대기로에 섰다.
정 전 대표는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하며 ‘이재명’을 36차례나 언급했다. “이러쿵저러쿵 누가 뭐래도 이 대통령을 끝까지 지킬 사람은 정청래”, “이 대통령과 저는 정치적 운명공동체이자 한 몸 공동체” 등등 이 대통령을 의식한 발언을 쏟아냈다. 당권 재장악 시 원만한 당·청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이나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정 전 대표 스스로 “이재명정부는 중도 실용을 주창하지만 한시도 개혁의 과제를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차기 당권 경쟁 과정에서 개혁의 목표와 속도를 둘러싼 당내 갈등 증폭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재명정부는 위기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국정수행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르는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김영삼정부 출범 이래 이명박(3개월)·노무현정부(100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일찍 찾아왔다. 6·3 지방선거 완승 실패의 후유증이다. 그 배후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 실정(失政)과 정 전 대표가 주도한 여당 독주가 있다. 정 전 대표는 재임 중 당원주권주의를 내세우며 강성 지지층만 바라봤다. ‘사법 3법’ 등 무리한 법안을 강행 처리하며 민심과 괴리된 행보를 보였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특히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등을 놓고는 이 대통령과도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야당이 벌써 이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운운하는 것도 여권의 자업자득이다.
차기 여당 대표는 2030년 대선 전초전인 2028년 총선의 공천권을 쥐게 된다. 미래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누가 여당 대표가 되든 협치와는 담을 쌓은 듯한 행태로는 당의 앞날은 물론 이재명정부의 성공, 우리 정치 미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당권 레이스가 시작되자 각 진영에서는 상대편을 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국정을 책임진 여당답게 사리사욕이 아닌 민생과 비전을 위한 경쟁에 나서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