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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감찰 사각’ 선관위… 감사원, 회계검사로 관리부실 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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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지 사태’ 감사 착수

지난해 헌재 결정으로 감사 한계
예산 편성·계약관리·물품 취득 등
재정활동 살핀 뒤 연내 발표 목표

국조특위, 7월 1일 2차 기관 보고
선관위 관계자 50명 등 증인 70명
합수본, 서울·송파선관위 12명 압색

감사원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초래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대상으로 부실 선거관리 문제와 관련한 회계검사에 착수했다. 독립적인 헌법기관인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지난해 결정에 따라, 감사원은 회계검사 방식으로 문제점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김호철 감사원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실 선거관리 문제와 관련해 회계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연합
김호철 감사원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실 선거관리 문제와 관련해 회계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연합

김호철 감사원장은 이날 감사원 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납득할 수 없는 선거에서의 참정권 침해 사태에 대해 국민들이 지대한 관심이 있고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며 “어제(23일)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오늘 회계검사를 위한 자료 수집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자료 수집을 해 감사의 범위와 기간을 정하고, 검사 사항을 선정하는 대로 대략 7월 정도에는 저희가 실지감사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감사에는 행정안전감사국이 투입된다. 중앙선관위와 각급 지역 선관위가 모두 대상이 되며, 현재 30명 정도의 감사관이 우선 자료 수집에 나선 상태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원래 감사계획에 없던 것이어서 앞당긴 것으로 보면 된다”며 “결과는 올해 안에 당연히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감사 결과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7월부터 시작해 8월 감사를 거쳐 9월 말이나 10월 초쯤 나오지 않을까 한다”며 “다만 감사원은 독임제 기관이 아니라 위원회 심의 절차가 있다”고 했다.

감사원은 예산 편성·운용, 계약관리, 물품의 취득·관리·보존 등 재정활동 전반과 공무원의 회계처리 업무 수행을 살펴볼 방침이다. 김 원장은 “(검사 결과에 따라) 합당한 법적 조치도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 출입문이 닫혀 있다.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 3명과 송파구 선관위 관계자 9명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뉴시스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 출입문이 닫혀 있다.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 3명과 송파구 선관위 관계자 9명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뉴시스

다만 회계검사와 직무감찰의 경계는 쟁점이 될 수 있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선관위 감사는 회계검사와 직무감찰이 사실 잘 구분이 안 된다”며 “돈과 관련된 것은 다 회계검사지만, 통상 인허가나 인사, 채용 문제 같은 것은 직무감찰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투표용지를 구입하고 수의계약으로 수입한 것까지는 회계검사인데, 왜 제때 공급하지 못했느냐는 직무감찰”이라며 “선거 명부 관리, 선거법 해석, 선거인력 배치, 해외 파견의 적정성 등은 우리가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회계검사 범위는 이번 선거에만 국한하지 않을 전망이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2022년 말에 감사했으니 그 뒤의 것도 같이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도 “선거 경비의 목적 외 지출이나 부실한 선거경비 정산, 선거장비·물품의 부당 구입 및 장기간 방치 등 그동안 회계검사를 통해 드러난 여러 문제가 있다”며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회계 집행이나 재정 운용과 관련한 유의미한 결과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를 직무감찰 대상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감사원법을 개정하려는 정치권 움직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 원장은 “규정을 마련한다고 위헌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 개인적으로 의문”이라며 “헌법의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낮 최고 기온이 29도로 예보된 지난 23일 6·3 지방선거 잠실 개표소로 사용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 규탄 봉쇄 시위 참가자들이 우산을 쓰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낮 최고 기온이 29도로 예보된 지난 23일 6·3 지방선거 잠실 개표소로 사용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 규탄 봉쇄 시위 참가자들이 우산을 쓰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도 이어지고 있다.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내달 1일 열릴 제2차 기관 보고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등 70명의 증인과 5명의 참고인을 부르기로 했다. 국조특위는 ‘참정권 훼손 사태 진상규명’을 이유로 행안부와 경찰, 중앙선관위 및 각급 선관위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등 중앙선관위 관계자 30명, 서울시선관위 관계자 8명, 송파구선관위 관계자 12명도 포함됐다. 지방공무원 선거사무 동원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이해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등 5명은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합동수사본부(합수본)는 서울시·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합수본은 이날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 3명과 송파구 선관위 관계자 9명의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해당 관계자들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잠실 7동 등 서울지역투표소 관리를 담당한 직원들로, 합수본은 이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은 압수물 분석과 선관위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투표용지 부족사태의 보고 경로 등이 재구성되면 피의자로 입건된 노 전 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 등 ‘윗선’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