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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친청, 노선 투쟁·계파 갈등 본격화… 여권 분화 신호탄 되나 [정청래 당대표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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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민주당 당권 경쟁

정청래 “민심·당심만 보고 갈 것”
김민석·송영길 곧 출마 나설 듯
경선 국면 金·宋 단일화 가능성

金 미는 친명, 네거티브전 부담
노무현과 결별 해명 등 과제로

鄭은 ‘盧키즈’ 자처… 팬덤 강력
투사형 이미지에 거부감도 많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4일 연임 도전을 위해 대표직을 사퇴함에 따라 여당의 당권 경쟁은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 정 전 대표(가나다순)가 맞붙는 3자 각축전으로 치러질 태세다. 23대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될 차기 당대표가 정 전 대표만 아니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친명(친이재명)계는 김 총리와 송 의원이 향후 본격적인 경선 국면에 들어가 단일화 연대를 구축해야 승산이 있다고 본다. ‘노선 투쟁’이자 ‘계파 갈등’의 무대가 될 이번 전당대회는 친명계가 일시적 흐름에 그칠지, 아니면 독자적 계파와 계보로 자리매김할지를 가를 분수령이기도 하다. 당권 경쟁이 친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의 정면충돌 양상으로 흐를 경우, 계파 간 갈등이 여권 분화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부터).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부터).

◆金 미는 친명계, ‘약점 보완’은 과제

 

여권에 따르면 친명계 의원 상당수는 차기 당대표로 김 총리를 밀고 있다. 지난해 전당대회 때 박찬대 후보(현 인천시장 당선인)를 밀었던 100여명의 친명계는 뜻을 이루지 못한 뒤로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노려왔다. 김 총리는 이번 정부에서 이 대통령을 보좌했고, 이 대통령이 연임 당대표로 재임할 때는 수석최고위원으로서 호흡을 맞췄다. 이 때문에 친명계는 국정운영 성과를 본격적으로 내야 하는 집권 2년차를 맞아 정부를 뒷받침하고 원만한 당청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차기 당대표로 김 총리가 제격이라고 본다.

 

친명계는 다만 경선 국면에서 각 주자의 네거티브가 극에 달할 때 김 총리의 약점이 부각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무엇보다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 때 김 총리가 계엄해제결의안 처리를 위해 국회에 출석하지 않은 것은 친명계 내부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감기약을 먹고 일찍 잤다고 하던데 그것으로는 도저히 해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더구나 국회는 김 총리의 지역구(서울 영등포을) 내에 있다.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던 정 전 대표는 국회에 출석했고, 송 의원도 원외 인사였지만 국회로 달려와 계엄군을 향해 “권력의 하수인이 되지 말라”고 소리치며 본관 침투를 막고자 했다.

문재인 만난 鄭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가 대표직 사퇴를 발표한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악수를 하며 인사하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문재인 만난 鄭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가 대표직 사퇴를 발표한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악수를 하며 인사하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김 총리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결별했던 과거를 지지층에 해명하는 일도 친명계가 떠안은 과제다. 김 총리는 16대 대선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아닌 정몽준 후보의 손을 잡았다. 이 일로 김 총리는 정치권에 발붙이지 못하고 18년 동안 야인으로 떠돌 수밖에 없었다. 반면 정 전 대표는 ‘노무현 키즈’를 자처해 40·50대가 주축인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의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층에 더해 이 대통령 지지층까지 ‘내 편’으로 포섭하려는 정 전 대표를 상대로 김 총리가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 주목되는 배경이다.

 

이런 흐름에서 김 총리와 시너지를 낼 단일화 대상으로 송 의원이 거론된다. 송 의원은 2021년 비주류의 설움을 딛고 호남권 지지에 힘입어 홍영표 후보를 0.59%포인트차로 이기고 당대표에 오른 저력을 보였다. 당 관계자는 “송 의원이 출마하면 호남권 지지가 송 의원과 정 전 대표로 분산될 것”이라고 했다.

◆‘투사형 대표’에 거부감 상당

 

정 전 대표가 극복해야 할 약점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에 이어 연임 당대표가 되려는 명분과 처한 상황 등에서 차이가 있다. 이 대통령이 당대표를 연임할 때 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상대하는 야당이었다. 간발의 차로 20대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국민적 지지가 상당했던 이 대통령이 야권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공감대가 컸다. 또한 ‘차기 주자’로서 압도적인 위상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표직 연임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 반면 정 전 대표는 ‘투쟁력’보다는 ‘국정지원’에 집중해야 하는 여당 대표였다. 하지만 개혁의 선명성을 지나치게 강조해 ‘속도조절’을 원하는 청와대에 부담을 안겼다는 지적이 많다. 이는 경쟁 후보의 등장을 허용하는 ‘악재’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 특히 친명계가 김 총리 또는 송 의원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정 전 대표가 강성 당원 지지를 바탕으로 맞설 경우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한 당권 경쟁을 넘어 여권 내부 세력 재편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사퇴의 변을 통해 “누가 뭐라 해도 이 대통령을 끝까지 지킬 사람은 정청래”라고 강조했다. 동일한 내용을 딴지일보 게시판에도 올렸다. 그는 이 대통령에 대해 “저의 동지이자 전우”, “꼭 성공시켜야 할 우리의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당청 간 불협화음 우려를 불식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한 현역 의원은 “정 전 대표가 그동안의 당무 집행을 어떻게 했는지 스스로 돌아보고 연임의 뜻을 접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일 것”이라고 했다. 다른 의원은 “다음 총선 공천권과 맞물린 전당대회여서 친명계로선 절대 질 수 없는 경쟁”이라며 “문자 그대로 목숨 걸고 싸워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