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의 거센 파고가 청년층의 식탁을 가장 먼저 집어삼켰다. 취업 한파와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대학생 및 미취업 청년들에게 ‘건강한 한 끼’는 온전히 감당하기 버거운 과제가 되었다. 팍팍한 현실 속에서 끼니를 거르거나 저렴한 초가공식품으로 연명하는 청년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이들의 영양 결핍과 사회적 고립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민간 재단과 지방자치단체가 다각적인 구명조끼를 던지고 있다.
25일 정부, 각 재단 등에 따르면 공공 복지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기 쉬운 취약계층 대학생의 식생활을 민간 기관이 손을 내밀고 있다.
먼저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전개하는 ‘청년도시락’ 사업은 장애나 질환을 앓는 가족의 생계와 돌봄을 홀로 짊어진 가족돌봄 청년 중 중위소득 150% 이하 대학생에게 학기당 40만 원의 식사 지원금을 교부한다.
우양재단의 ‘청년밥상 장학’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궤를 같이한다. 학자금 지원 4분위 이하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1인당 100만 원을 지급한다. 단, 장학금의 절반 이상을 반드시 식비로 소진하도록 규정했다.
식비 목적의 강제 지출 규정은 단순 현금 지급을 넘어 청년의 식습관을 근본적으로 교정하려는 의도다.
지방자치단체들 또한 1인 가구 미취업 청년들의 식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역 밀착형 처방전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는 관내 미취업 청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매월 6만 원씩 총 54만 원의 ‘동작사랑상품권’을 교부한다.
해당 상품권은 관내 서울페이 가맹 음식점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협약 식당을 이용할 경우 10% 또는 1000원의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서울 광진구는 청년들의 파편화된 취향과 식습관을 겨냥해 일률적인 현금성 지원 방식에서 탈피했다.
미취업 청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밀키트와 제철 과일, 간편식품 등을 현물로 직접 지원한다.
불규칙한 생활 패턴을 지닌 1인 가구의 특성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한편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등 주요 거시 지표에 따르면, 20대 이하 1인 가구의 가처분소득 대비 식음료 지출 비중을 의미하는 엥겔지수는 최근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외식 및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하면서 취약 청년층의 실질 구매력은 단기간에 급락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청년기의 만성적인 영양 결핍과 식생활 불균형이 장래 대사증후군 등 각종 만성 질환 발병률을 높여 궁극적으로 국가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