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12년전 ‘알제리 쇼크’의 재현? 홍명보호, 1승 제물이라던 남아공에 0-1 참패...‘남아공 쇼크’에 32강 진출은 불투명해졌다 [몬테레이 IN SEGYE]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몬테레이=남정훈 기자] 비기기만 해도 된다는 게 방심을 불러왔던 것일까. 아니면 이게 한국 축구의 현주소였던 것일까. ‘1승 제물’이라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게 의외의 일격을 맞은 홍명보호가 32강 진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흡사 12년 전 브라질에서 ‘1승 제물’이라던 알제리에게 2-4로 대패한 ‘알제리 쇼크’의 재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이른바 ‘남아공 쇼크’다.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에서 박진섭, 이기혁 등이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몬테레이=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에서 박진섭, 이기혁 등이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몬테레이=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무기력한 졸전 끝에 남아공에게 0-1로 패했다.

 

이날 남아공에게 승리 혹은 무승부만 거둬도 A조 2위를 자력으로 확정지을 수 있었던 한국이지만, 의외의 패배를 당하면서 조별리그 3경기를 1승2패, 승점 3으로 마쳤다. 개최국 멕시코가 체코를 3-0으로 꺾어주면서 최하위행은 피했지만, 이제 다른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를 조마조마하게 지켜봐야 하는 신세에 몰렸다. 12개조 1,2위는 32강에 직행하고 3위 12개국가 중 상위 8개 국가에게 32강 진출 티켓이 주어진다.

 

반면 A조 최약체로 꼽혔던 남아공은 개막전에서만 해도 멕시코에 0-2로 패했으나 체코와 1-1로 비긴 뒤 홍명보호를 1-0으로 잡아내며 1승1무1패, 승점 4로 당당히 32강행 티켓을 따냈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강인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패배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몬테레이(멕시코)=뉴스1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강인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패배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몬테레이(멕시코)=뉴스1

전날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두 세 포지션 정도 변화를 생각하고 있다”고 천명한 홍명보 감독은 파격적인 수를 꺼내들었다. 한국 축구의 상징이자 주장인 손흥민을 선발 라인업에서 뺀 것. 체코-멕시코전에서 69분, 57분만 소화하고 그라운드를 물러났던 손흥민은 32강 진출 여부가 걸린 남아공전에선 후반 조커 역할로 밀렸다.

 

공격 2선을 맡아주던 이재성도 뺀 홍명보 감독은 오현규와 황희찬을 투톱으로 내세워 공격진에 큰 변화를 줬다. 이강인이 투톱 아래서 사실상 프리롤을 부여받아 공격을 이끌고, 중원은 황인범-백승호 라인이 그대로, 좌우 윙백은 체코전 선발 멤버인 이태석-설영우 라인이 다시 중용됐다. 센터백 세 자리는 이기혁-김민재-이한범이 세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고, 김승규도 멕시코전 실수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골키퍼 장갑을 꼈다.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며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몬테레이=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 홍명보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며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몬테레이=연합뉴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의 용병술은 대실패로 돌아갔다. 황희찬은 전방에서 존재감이 미미했고, 이태석은 측면에서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부정확한 크로스로 공격 흐름을 번번이 끊었다. 전반 1분, 이강인의 코너킥에 이은 김민재의 헤더를 제외하면 한국은 인상적은 공격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A조 최약체에 퇴장과 옐로카드 누적으로 주축 선수 2명이 빠졌다던 남아공의 공세는 매우 거셌다. 전반 18분엔 1대1 찬스를 맞은 마세코의 슈팅을 이기혁이 겨우 막아냈고, 전반 29분에도 대포알 중거리슛에 이어 리바운드 슈팅까지 골 직전에 갔지만, 김승규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만 보면 점유율은 한국이 다소 높았지만, 경기 내용은 남아공이 한 수 위였다.

 

고구마 100개는 먹은 것 같은 답답한 전반을 보낸 홍명보 감독은 후반과 동시에 교체 카드 3장을 꺼내들며 자신의 선발 라인업 구성이 실패였음을 자인했다. 황희찬과 이태석, 백승호를 빼고 손흥민과 옌스 카스트로프, 김진규를 동시에 투입했다. 손흥민은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왼쪽 윙포워드로 출격했다.

 

24일(현지 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실점 후 아쉬워 하고 있다.   과달루페(멕시코)=뉴시스
24일(현지 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실점 후 아쉬워 하고 있다.   과달루페(멕시코)=뉴시스

그러나 선수 교체는 그리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남아공의 단단한 수비벽은 좀처럼 뚫어내지 못했다. 한국이 라인을 올리면서 생긴 뒷공간이 오히려 더 공략을 당하는 모습이었다.

 

남아공의 공세가 이어지다 결국 대형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후반 18분 한국 수비가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마세코가 아크 정면에서 때린 왼발 슈팅이 한국 골문의 오른쪽 구석에 정확하게 빨려들어갔다.

 

후반 21분, 홍명보 감독은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를 빼고 박진섭을 투입하는 의문투성이의 용병술을 다시 한 번 보였다. 후반 28분엔 이날 내내 거의 존재감이 없었던 오현규를 빼고 조규성을 투입했지만, 이마저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한국의 0-1 패배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