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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는 두 번, 낙인은 17개월… 이종담 천안시의원이 잃어버린 정치의 시간

국민의힘 충남도당·천안시의원들, 총선 정국서 의원직 사퇴 요구
천안시의회 출석정지 30일 징계, 형사재판은 두 차례 무죄 판단
민주당 3선 현역에서 무소속 낙선까지, 4선·의장 도전 기회 멀어

동료 여성 시의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이종담 천안시의원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1심에 이어 2심 항소심까지 “추행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건이 불거진 지 1년 5개월 만에 나온 두 번째 무죄다. 그러나 법정의 판단이 이 의원이 이미 잃어버린 정치적 시간까지 되돌려주지는 못한다.

 

대전지법 제5-2형사부는 지난 24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에 대한 검찰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무죄를 유지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과 항소심 법정 진술을 종합해도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의원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고 봤다. 1심 역시 지난해 5월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성적 의도를 곧바로 추단하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종담 천안시의원이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25일 자신의 동료 여성의원 성추행 혐의 재판에서 1심과 2심에서 무죄판결이 나온 것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 의원은 6.3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1일 자신의 지역구인 불당동의 중학교 원거리 통학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천안교육지원청 앞에서 삭발했다.
이종담 천안시의원이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25일 자신의 동료 여성의원 성추행 혐의 재판에서 1심과 2심에서 무죄판결이 나온 것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 의원은 6.3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1일 자신의 지역구인 불당동의 중학교 원거리 통학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천안교육지원청 앞에서 삭발했다.

사건은 2024년 1월 26일 천안시의회 본회의장 기념촬영 과정에서 발생했다. 검찰은 이 의원이 옆에 있던 여성 의원의 신체 일부를 팔꿈치로 접촉했다고 보고 기소했다. 이 의원은 당시 촬영 대열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 접촉일 뿐 성적 의도는 없었다고 맞섰다.

 

논란이 불붙은 시점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불과 두 달여 앞둔 때였다. 여야가 수도권과 충청권 민심을 놓고 총력전을 벌이던 정국에서 ‘민주당 소속 천안시의회 부의장 성추행 의혹’은 곧바로 천안 정치의 쟁점으로 번졌다.

 

국민의힘 천안시의원들은 2월 1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의원의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국민의힘 충남도당 여성위원회와 충남지역 여성의원들도 2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부의장직과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탈당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며 민주당을 향해서도 재발방지 대책과 2차 가해 중단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당의 출당 처분을 받은 것이 아니라 사건 당일인 1월 26일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2월 1일 이를 공개하며 “당과 당원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당시 국민의힘 충남도당의 규탄 성명과 천안시의원들의 사퇴 요구가 잇따른 상황에서, 총선 국면의 파장을 더 키우지 않겠다는 정치적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의원은 당시에도 고의성을 부인하면서 사법 절차를 통해 진상을 가리겠다고 밝혔다.

 

의회 징계도 뒤따랐다. 천안시의회는 2024년 6월 윤리특별위원회 절차를 거쳐 이 의원에게 출석정지 30일 징계를 의결했다. 형사재판과 의회 윤리절차는 판단 기준이 다르지만, 두 차례 무죄 판결 뒤 당시 징계가 충분한 사실 검증 아래 이뤄졌는지는 다시 따져볼 대목이다.

 

정치적 손실은 더 컸다. 이 의원은 민주당 당적을 회복하지 못한 채 이번 6·3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민주당 공천을 받았다면 반드시 당선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공천 경쟁의 결과도, 본선의 표심도 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당 공천이 기초의원 선거의 가장 큰 변수로 작동하는 현실에서, 민주당 소속 3선 현역이 공천 경쟁에 참여할 기회 자체를 잃었다는 사실은 무겁다. 공천을 받아 당선했다면 이 의원은 4선 중진으로서 제10대 천안시의회 의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이 의원은 25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기 전 정치적 비난과 공세가 이어졌고, 의회 징계도 성급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하며 당시 비판과 징계에 참여한 정치권의 설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내부 단체대화방 내용이 외부로 유출돼 징계 청원으로 이어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무죄는 피해를 호소한 당사자의 문제 제기나 당시 의회의 윤리적 우려를 자동으로 지우는 판결은 아니다. 형사재판은 검찰이 추행의 고의를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다. 그럼에도 법원이 두 차례 같은 결론을 냈다면, 천안 정치권 역시 총선 정국에서 쏟아낸 단정과 낙인, 그리고 그 결과 한 정치인이 잃어버린 공천·선거·의정 리더십의 기회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의원 사건이 대법원까지 갈 것인지는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만약 최종 무죄가 확정된다면 천안 정치권은 당시 징계와 정치적 대응이 적정했는지, 누가 어떤 방식으로 설명하고 책임질 것인지 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