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포가 이틀 만에 뒤집혔다.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역대급 실적에 반도체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코스피가 ‘9천피’(코스피 9000) 탈환을 목전에 뒀다. SK하이닉스는 한때 15% 급등하며 장중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놓고 삼성전자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5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5.42% 상승한 8930.30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지난 23일 약 10%(910.71포인트) 하락하며 8200선까지 밀렸지만 이틀 만에 낙폭 상당부분(726.46포인트)을 만회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9044.04까지 오르며 다시 1만피 돌파 기대감을 키웠다.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한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AI 반도체 랠리 과열 논란이 확산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24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이 공개한 올해 3분기 매출(414억6000만달러)이 시장 기대치를 큰 폭으로 웃돌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5.7% 증가한 것으로, 영업이익률은 81.2%로 전 분기 대비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마이크론의 실적 훈풍에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전일 대비 5.29%·13.06% 상승한 35만8500원·291만7000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15% 이상 급등하면서 삼성전자(보통주)를 제치고 잠시 시가총액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가 내달 10일 미국주식예탁증서(ADR)의 나스닥 상장을 공식화한 것도 급등의 연료가 됐다. 현재 양사의 시총 차이는 16조9381억원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SK하이닉스가 ADR 상장을 공식화하면서 투자자 매매 접근성을 높여 주가 재평가를 받고 코스피 본주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도 ADR 상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봤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ADR 상장 현실화 시 주가 상승의 강력한 촉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시는 다시 반등하고 있지만 환율은 고점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7원 오른 1542.7원(오후 3시30분 기준)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2009년 3월9일(1549.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1543.0원으로 출발해 장중 1548원대를 넘나들며 1550원 선을 위협했다. 환율은 지난 19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16일부터 연일 상승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