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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건보 수가 구조 개편, 지역·필수 의료 강화로 이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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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필수의료에 연 3.6조원 투입
검체검사, CT·MRI 과다 지출 억제
의료계 반발 대신 대승적 협조하길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인프라 강화를 위해 비수도권 지역에 4000억원의 ‘지역우대수가’를 적용하고 중증·응급 최종치료에 9000억원을 지원하는 등 연 3조60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한다. 반면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장치(MRI) 촬영 등은 수가를 낮춰 연 2조6000억원을 절감한다. 보건복지부가 어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건보 수가 구조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이르면 12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고가 검사비 등 불합리한 지출을 막아 지역·필수 의료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가야 할 방향이다.

그간 필수의료 분야의 경우 건보 수가는 낮은데 의료진의 당직 부담이나 의료분쟁 가능성이 커 전공의 부족 사태를 빚었다. 피, 소변 검사의 비용 대비 수익률은 평균 190%, CT와 MRI 검사는 194%다. 반면 필수과로 분류되는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의 원가 보전율은 61∼84%로 환자를 볼수록 손해 보는 구조다. 이런 탓에 필수과는 의사가 부족해 응급실 ‘뺑뺑이’ 사망 사고가 발생하고 의료 취약지역 주민의 건강권이 침해됐다. 병원은 필수과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과잉 검사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검사를 많이 할수록 수익이 나는 구조’에서 ‘필수의료를 많이 할수록 보상받는 구조’로 바꾸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 바라는 의료 정상화의 마중물이 돼야 할 것이다.

이번 개편으로 검체검사가 줄게 되는 내과 등이 보상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검사장비를 보유한 대형병원과 진료 중심의 동네 의원 간 이해관계가 달라 의료계 내부 갈등이 불가피하다. 조정과 설득으로 정책의 추동력이 약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건보는 한정된 재원으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사회안전망이다. 급격한 고령화로 건보 재정은 올해 적자로 돌아선다. 의료계도 이런 현실을 고려해 정부 정책에 대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에 따르면 2025년 기준 1차로 CT를 촬영한 뒤 동일한 질병으로 30일 이내에 다른 병원을 찾은 환자 94만4172명 중 25만3438명이 다시 CT를 찍었다. 전원 환자 4명 중 1명 이상이 이미 찍은 사진이 있는데도 다른 병원에서 고가의 검사를 관행적으로 다시 받은 셈이다. 중복 촬영으로 인해 지난 한 해 동안 건보공단에 청구된 CT·MRI 급여 비용이 650억이다. 이런 과잉 진료가 건보 재정을 위협하는 독소다. 의료계의 성찰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