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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남침’·‘북침’ 헷갈린 총리 후보자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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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식 국호는 대한민국이다. 영어로는 ROK(Republic of Korea)라고 쓴다. 그런데 현실에선 남한(South Korea)이라는 표현이 훨씬 더 널리 사용된다. 북한(North Korea)의 정식 국호는 이른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영어로는 DPRK(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적는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뒤 북한은 명칭에 무척 민감해졌다. 한국을 꼬박꼬박 ‘대한민국’이라고 부르며 자기네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줄여서 ‘조선’으로 불러 달라는 식이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한국에서 치러진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전 및 결승전에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참가해 화제가 됐다. 일본 도쿄 베르디 벨레자를 1-0으로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올린 내고향여자축구단 리유일 감독과 선수들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런데 어느 기자가 질문 도중 “북측 여자축구”라는 표현을 쓰자 분위기가 갑자기 냉랭해졌다. 리 감독이 “우리 국호를 제대로 불러 달라”고 항의한 뒤 선수단은 추가 질문을 받지 않고 회견장에서 철수했다.

 

외국에서 열린 학술 회의에 참석한 어떤 한국 인사가 자신의 명찰에 국적이 ‘남한’으로 표시된 것을 알고 주최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대한민국’(ROK)으로 바꾼 것까진 좋았는데 그가 북한(DPRK)에서 온 것으로 여긴 이들이 과도한 호기심을 드러내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 어느 원로 외교관의 회고록에는 이런 일화도 나온다. 미국 근무 시절 역시 미국에 주재하던 제3세계 국가 외교관을 집으로 초청했다. 정성껏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헤어지려는 찰나 그에게 이런 질문이 날아들었다. “그런데 당신은 남한입니까, 아니면 북한입니까?”

6·25 전쟁 발발 76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경기 파주 임진각 전망대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남북 접경 지대와 북측 경관 등을 구경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6·25 전쟁 발발 76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경기 파주 임진각 전망대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남북 접경 지대와 북측 경관 등을 구경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25일 국회의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눈에 띄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은 한 후보자에게 “6·25 전쟁이 남침이냐, 북침이냐”고 물었다. 이날이 6·25 전쟁 발발 76주년이라서 그런 질문을 던졌을 것이다. 그런데 한 후보자는 “그건 당연히 북침”이라고 답했다. 귀가 의심스러웠는지 김 의원이 정색을 하며 “뭐요”라고 반문하자 비로소 한 후보자는 “죄송하다. 남침이다. 제가 긴장했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당연히 실수였을 것이라고 믿는다. 아무리 남북한을 헷갈리는 이들이 많아도 남침과 북침까지 혼동해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