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 부담으로 운동회와 현장체험학습을 축소하는 학교가 늘면서 정부가 교사 면책 확대 입법을 추진 중인 가운데 최근 5년간 관련 소송·고발 사례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교사 보호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모든 문제를 입법으로 해결하려는 ‘땜질식’ 접근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전국 초·중·고 운동회 중 발생한 사고나 민원으로 교원이 민·형사상 소송이나 고소·고발 대상이 된 사례는 단 1건뿐이다. 이마저도 안전사고가 아닌, 학생에게 헤드록을 걸었다가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당한 건이다.
현장체험학습 관련 소송도 3건에 그쳤다. 대표 사례는 2022년 강원 속초 초등학교 체험학습 중 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진 사고다. 인솔교사는 2심에서 금고 6개월의 선고유예를, 보조교사는 무죄를 선고받아 판결이 확정됐다. 2023년 전남 목포의 한 유치원 체험학습 중 유아가 바다에 빠져 숨진 사건은 현재 2심 진행 중이다.
실제 법적 분쟁 사례는 적지만 교사들은 부담이 크다고 호소하고 있다.
사고 발생 시 소송 여부와 관계없이 수사와 감사, 민원 대응으로 몸과 마음이 녹초가 되기 때문이다.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장은 “속초 사건 판결에 대한 교사들의 충격이 상당히 컸다”며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교직을 박탈당할 수 있고,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이에 교사 면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장체험학습 등 교육활동 중 안전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교사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올해 하반기 법안 통과가 목표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입법 중심의 접근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쌍철 한국교육개발원(KEDI) 선임연구위원은 “때마다 입법하고 사법적 틀을 강화하는 로직에 빠져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오히려 법적 분쟁이 남발될 수 있다”며 “교육 공간에서의 갈등을 계속 사법적 잣대와 절차로 해결하려 들면 교육적 공간으로서의 기능이 상실될 것”이라고 짚었다.
학교와 교육청의 중재 기능 강화, 국가 책임 확대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어느 법이든 제정 후 인력과 재정 등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입법부와 정부는 입법만 하고 나 몰라라 한다”며 “입법이 능사가 아니라, 교통사고 시 보험사가 전면에 나서는 것처럼 국가책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전 의원은 “교사를 보호하는 것과 학생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다”라며 “국가와 교육청의 법률지원 강화, 학교 안전인력 확충, 현장체험학습 안전관리 체계 개선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함께 마련해야 교사도 안심하고 교육활동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