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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지진 강타한 베네수엘라… 건물만 100여채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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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 강진에 건물 100여채 무너진 지역도…
철근·시멘트없이 지은 건물 속속 붕괴
국가시스템 공백이 낳은 인재적 요인 커
유엔 “복구 시까지 수개월 걸릴 듯”

24일(현지시간) 오후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지진으로 현지 주민들은 불면의 밤을보내야 했다. 39초 사이에 이어진 규모 7.0이 넘는 강진.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한 30여차례의 여진이 이어지면서 공포감이 추위와 불면의 고통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카라카스에 사는 마리아 크리스티나 디아스 씨는 25일 아침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추위와 공포 속에 밤을 지새웠다면서도 “끔찍한 시간이었고, 우리 모두는 울었지만, 감사하게도 생존할 수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강진이 발생한 후 구조대가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강진이 발생한 후 구조대가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역대급 규모의 강진으로 인한 피해가 막심하다. 사상자는 이미 1000명이 넘었다. 현재까지 베네수엘라 당국이 파악한 사망자는 164명이다. 그러나 부상자가 971명에 이르러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는 지진이 잦은 지역 가운데 하나다. 대형 지진들은 대개 수십 년 혹은 수백 년간 응력이 축적된 잘 알려진 활성 판 경계에서 발생하는데, 베네수엘라는카리브판과 남미판이 만나는 경계에 자리 잡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1812년 카라카스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1만5000명~3만명이 숨졌고, 1900년에는 규모 7.7의 지진으로 건물 약 300채가 무너졌다. 비교적 최근에 발생한 1967년 카라카스 지진으로는 236명이, 또 1997년 북동부 카리아코 지진으로는 73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큰 지진이 여러 차례 베네수엘라 국토를 초토화시켰지만 내진 등의 설비는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극심한 불황과 서구의 경제 제재 등으로 경제 구조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노후 인프라가 방치된 점이 이번 지진의 피해 규모를 키운 데도 한몫했다는 것이다. 유엔 집계에 따르면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진 라과이라주(州)에서만 100채 이상의 건물이 파괴됐다. 무너진 건물의 상당수는 콘크리트 내부에 철근을 촘촘하게 엮은 현대식 건축물이 아니라, 단순히 벽돌을 쌓아 올리거나 말린 진흙 블록으로 지어진 주택들로 알려졌다.

 

이런 집들은 위에서 누르는 무게는 잘 견디지만, 지진처럼 좌우로 흔드는 힘에는 취약한 경우가 많다.

 

특히 대도시 분지를 병풍처럼 둘러싼 경사 지대에 살고 있는 도시 빈민들의 피해가 속출할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유엔은 이번 지진을 딛고 베네수엘라가 정상화되려면 “대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국제사회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톰 플레처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부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 국민들을 돕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전면 가동 중이라며 “앞으로 몇 달간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주도하는 재난 대응을 뒷받침하고 지역 사회를 돕기 위한 대규모의 공동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