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그만큼 관련 범죄도 증가하고 점점 지능화하고 있다. 이에 경찰청이 범죄 적발 과정에서 압수한 가상자산 보관·관리를 강화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에 들어갔다.
26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24일 ‘압수 가상자산 보관·관리 사업’ 입찰을 마감했다. 세 차례의 유찰 끝에 예산을 현실화하고 진입 장벽을 낮춰 대형 전문 기업들의 참여길을 열었다. 이번 사업은 단순히 민간 수탁업체를 선정하는 차원을 넘어 국가 압수물 관리 패러다임의 질적 도약을 이끌어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사기관 전반의 가상자산 관리는 전담 인프라가 부재했다. 수사관 개인용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지갑에 직접 보관하는 방식에 의존하면서 올해 초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비트코인 22개를 분실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경찰청의 압수 자산 보관·관리에 대한 신뢰도 깨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상자산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관련 범죄 규모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가가 압수한 물품을 안전하게 방어하지 못한다면 사법 행정 전반의 위상과 신뢰가 저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이 진행 중인 ‘압수 가상자산 보관·관리 사업’입찰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공공 보안 체계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찰이 명시한 ‘해킹·오류 시 전액 배상 보증’과 ‘365일 24시간 실시간 대응 인프라’도 대한민국 법집행의 격을 높이는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자산 업계는 “국가 가상자산 안보의 수준이 결정되는 사업인 만큼, 국가 압수물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본질적인 능력을 잣대로 사업자를 신중히 선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전산 대행이 아닌, 국가 안보 수준의 리스크를 온전히 짊어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전문 기업이 결합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민관 협력 치안 모델이 완성된다”며 “수사관 개인의 책임 영역에 방치되어 있던 보안 리스크를 제도권 금융권 수준의 방역망으로 흡수함으로써, 사법 기관이 본연의 수사 임무에만 몰두할 수 있는 안전지대가 비로소 마련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