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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 ‘복수 음악’ 틀었다가 벌금 700만원…층간소음, 사적 복수 나섰다가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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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문제로 번진 층간소음…정작 해결책은 사적 단계에 머물러
관리실·이웃사이센터 실효성 논란…보복 소음·민사소송·이사까지

“층간소음 복수 방법 좀 알려주세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층간소음에 대응 문의다. 피해자들은 민사소송과 보복 소음, 결국에는 이사까지 사적 해결책을 찾고 있다. 층간소음이 폭력과 방화, 살인 등 개인 간 갈등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번지면서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등 중재 제도도 마련됐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 남성이 층간소음으로 인해 고무망치로 보복을 하고 있다. 생성형 AI(인공지능)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한 남성이 층간소음으로 인해 고무망치로 보복을 하고 있다. 생성형 AI(인공지능)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 살인까지 번지는 층간소음…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

 

지난 24일 층간소음을 이유로 70대 이웃을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그는 지난해 12월 윗집의 싱크대 공사 소음을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질렀다.

 

앞서 23일에는 인천 부평에서 층간소음에 항의하기 위해 윗집을 찾아가 둔기로 현관문과 계단 창문 등을 부순 40대 여성이 구속됐다. 그는 새벽 층간소음에 불만을 품고 집 안에서 반복적으로 천장을 두드리다 참다 못해 윗집에 찾아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층간소음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2024년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층간소음 범죄의 실태 및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층간소음으로부터 비롯된 범죄의 1심 판결문 734건 중 폭행·상해 등 폭력범죄가 420건(70.5%)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살인(미수 포함), 방화, 강간 등 강력범죄는 73건으로 전체의 약 10%에 해당했다.

 

◆ 허울뿐인 관리사무소·이웃사이센터

 

사건으로 번지기 전 대부분의 피해자는 이웃과 대화하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한 누리꾼은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이웃을 종종 마주칠 수밖에 없어 불편하지 않도록 메모를 남기고, 편지와 선물까지 보내는 한편 관리실에 민원을 접수하고 이웃사이센터에도 상담을 신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느 층간소음이 그렇듯 윗집이 무대응과 발뺌으로 일관해 더 힘들어졌다고 전했다.

 

한 여성이 층간소음으로 인해 베개로 귀를 막으며 괴로워 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한 여성이 층간소음으로 인해 베개로 귀를 막으며 괴로워 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문제는 층간소음 중재 제도가 실효성이 없다는 점이다.

 

공동주택관리법은 관리주체(관리사무소장·임대사업자·주택임대관리업자 등)가 층간소음 중단을 권고하고 사실관계를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는 입주자 간 층간소음 갈등 완화를 위해 상담과 측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환경부 산하 기관이다. 다만 상담과 소음측정을 받으려면 수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이 조차도 소음측정은 전화·방문상담까지 했음에도 분쟁이 지속되는 경우 1회에 한해 신청할 수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과 다가구주택은 지난 4월에서야 사업 대상이 되기도 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39만5433건에 달했다. 2단계 현장진단(방문상담, 소음측정) 접수는 9만8251건 수준이었으며, 이 중 소음측정이 이뤄진 건은 4064건으로 약 4.1%밖에 되지 않아 대부분의 중재가 전화상담에서 마무리되는 실정이다.

 

층간소음 피해자 카페에서는 관리사무소와 이웃사이센터에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의견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누리꾼들은 “그동안 관리사무소에서 중재해서 해결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 해서 충격이었다”며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소음측정 관련해서도 “측정 서비스를 신청했을 때 4달을 기다리라는 답변을 듣고 포기했다”며 “결국 이사가 답인가” 같은 자포자기한 모습을 보였다. “보여주기식 기관이 아닌 피해자들의 문제해결을 위해 뭐라도 해줄 수 있는 기관이 있었으면 좋겠다”등의 반응도 눈에 띄었다.

 

네이버 카페 ‘층간소음과 피해자 쉼터’ 댓글 캡처
네이버 카페 ‘층간소음과 피해자 쉼터’ 댓글 캡처

 

◆ 피해자가 감당해야 하는 사적·법적 대응

 

제3자를 통한 중재에 기댈 수 없어지자 사람들은 사적·법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피해자가 위험과 비용, 시간을 부담해야 하는 방법이다.

 

온라인에는 ‘고무망치에 양말을 감싸 문과 천장 사이 콘크리트 벽을 15~20분 간격으로 쳐라’, ‘우퍼 스피커를 천장에 달아서 복수해라’, ‘윗윗집에 부탁해 똑같이 당하게 해줘라’ 등의 각종 대응법이 공유되고 있다. 피해자들은 자비를 들여 물품을 구매하고 그로 인한 소음도 감수해야 한다.

 

민사소송도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녹음·녹화를 하고 소음일지를 작성하는 것은 물론, 공인된 기관의 소음측정 기록도 필요하다. 소음측정을 하기 위해 집을 비워야 하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하며 소음이 해당 집이라는 증명까지 해야 한다.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접수해 제3자에 도움을 요청한 바 있다는 기록도 남기고, 정신의학과의 진료기록으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증하는 방법도 곧잘 추천된다.

 

다만 소음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 아파트를 돌아다니거나 고무망치로 쳤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스토킹·사생활 침해 법 위반으로 역으로 형사소송을 당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방문·쪽지·연락도 마찬가지로 욕설, 협박성, 지속성이 없어야 한다. 일례로 층간소음에 불만을 품고 우퍼 스피커로 10차례 ‘층간소음 복수 음악’을 틀었다가 스토킹 행위로 벌금 700만원이 선고된 사례가 있다. 층간소음이 인근소란죄로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려의 형으로 처벌받는 것과 비교되는 현실이다.

 

◆ 실효성 있는 중재와 이웃의 배려 필요

 

제도는 마련됐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결국 이사밖에 답이 없다”고 말한다. 공적 중재가 실질적인 해결책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한 층간소음은 계속해서 사회적 문제로 남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민수 한국환경공단 과장은 “슬리퍼 착용이나 매트 설치, 늦은 시간 가사 활동 자제 등이 층간소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생활 속 작은 실천과 이웃 간 배려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