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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가전, 고장 나면 버린다’는 옛말…‘AS 잔혹사’ 끊고 한국형 서비스 올인

다이슨, 프리미엄 서비스 센터 운영
신제품에 단종 가전도 밀착 케어

국내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약진하는 해외 브랜드의 사후관리(AS) 분야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성능과 디자인에 매료돼 지갑을 열게 하면서도 빈약한 서비스 인프라와 수리 지연으로 지적받던 ‘수입 가전 AS 잔혹사’는 옛말이 되는 분위기다. 글로벌 테크 기업이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며 서비스 프리미엄화에 나서고 있다.

 

수입 가전 사후관리 불만은 수십년전부터 제기됐다. 1995년 당시 한국소비자보호원(한국소비자원 전신)은 수입 가전 AS 실태조사에서 ‘서비스 센터 부족과 부품 보유 미비’가 국산 대비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때부터 강산이 세 번 바뀌는 동안에도 ‘수입 가전은 고쳐 쓰기 어렵다’ 꼬리표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의 ‘2025 소비자 피해구제 연보’를 살펴보면, 일상과 밀착한 청소 가전 분야의 소비자 피로감은 커 보인다. 재봉·세탁·청소용품 분야 피해구제 접수 총 511건 중 로봇청소기(144건)와 전기진공청소기(138건)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해 가전 불만 신고 절반 이상이 청소기 품목에 쏠렸다. 이어 전기세탁기(122건) 등 순이다.

 

국내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약진하는 해외 브랜드의 사후관리(AS) 분야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성능과 디자인에 매료돼 지갑을 열게 하면서도 빈약한 서비스 인프라와 수리 지연으로 지적받던 ‘수입 가전 AS 잔혹사’는 옛말이 되는 분위기다. 글로벌 테크 기업이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며 서비스 프리미엄화에 나서고 있다.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국내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약진하는 해외 브랜드의 사후관리(AS) 분야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성능과 디자인에 매료돼 지갑을 열게 하면서도 빈약한 서비스 인프라와 수리 지연으로 지적받던 ‘수입 가전 AS 잔혹사’는 옛말이 되는 분위기다. 글로벌 테크 기업이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며 서비스 프리미엄화에 나서고 있다.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피해구제 신청 이유 중 품질·AS 관련 피해가 총 350건으로 전체의 약 69%를 차지했다. 연령대로는 30대가 165건으로 가장 많고, 40대와 50대가 각각 146건과 107건으로 뒤를 이었다. 가전 시장의 핵심 소비층이자 구매력이 높은 30~50대의 사후관리 피로감이 크다는 방증이다.

 

대기업 서비스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의 이탈을 막으려 판매에만 급급하던 수입 가전 업계가 구매 이후까지 책임지는 전략을 확장하게 된 이유다.

 

특히 현지화 서비스 경쟁은 가전 업계 전반에서 뚜렷하게 관측된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주도하는 A기업은 취약점으로 지적받던 서비스망 극복을 위해 전국 규모 출장 AS 시스템을 확충했고, 글로벌 스마트폰을 주도하는 B기업도 리테일 스토어 확대와 함께 현지화 서비스 안착으로 고객층 이탈을 막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입 가전 업계가 공들이는 사후관리 현장을 살피려 지난 24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다이슨 프리미엄 서비스 센터 내부에서 다이슨의 철학 메시지가 눈에 띈다. 김동환 기자
수입 가전 업계가 공들이는 사후관리 현장을 살피려 지난 24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다이슨 프리미엄 서비스 센터 내부에서 다이슨의 철학 메시지가 눈에 띈다. 김동환 기자

 

체질 개선 경쟁의 중심에서 다이슨의 적극적인 행보가 눈에 띈다. 2016년 청소기를 앞세워 우리나라 시장에 진출한 다이슨은 한국 소비자들이 겪었던 사후관리 불편을 인지하고, 대대적인 정책 변화를 선언하며 서비스 운영 체계 고도화에 자본을 투입해 왔다.

 

부품 수급 체계 개선으로 2024년 기준 부품 부족 문제를 전년 대비 97% 개선했고, 평균 AS 처리 시간도 1.6일로 전년 대비 84% 단축했다. 제품 수령 후 72시간 내 수리가 어려워지면 동일 품목의 대체 제품을 무상으로 대여해 주는 파격적인 정책까지 도입했다. 전국에 52개 오프라인 서비스 센터를 가동 중이며, 거점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서비스 센터’를 속도감 있게 확장했다.

 

숙련된 엔지니어가 상주하며 전문 점검과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센터 내부 제품 체험존 운영으로 다양한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게 프리미엄 서비스 센터의 특징이다. 서울·인천·부산·대전 등에서 22곳 운영 중인데, 2025년 5월 당시 9개였던 센터를 1년여 만에 두 배 이상 늘려 다이슨 본사의 한국 시장 투자 진정성을 드러낸다.

 

수입 가전 업계가 공들이는 사후관리 현장을 살피려 지난 24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다이슨 프리미엄 서비스 센터에서는 숙련된 엔지니어들이 소비자들의 제품을 수리하고 있었다. 김동환 기자
수입 가전 업계가 공들이는 사후관리 현장을 살피려 지난 24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다이슨 프리미엄 서비스 센터에서는 숙련된 엔지니어들이 소비자들의 제품을 수리하고 있었다. 김동환 기자

 

수입 가전 업계가 공들이는 사후관리 현장을 살피려 지난 24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다이슨 프리미엄 서비스 센터에는 청소기 등을 맡긴 30~40대 추정 방문객들이 대기 중이었다. 2025년 8월 문을 연 이곳은 깔끔한 인테리어로 구성, 수리를 기다리는 동안 시판 제품을 체험할 수 있게 별도의 코너도 마련했다.

 

잠시 후, 한 엔지니어가 고친 청소기를 수리실에서 들고나와 조치 내역과 고장 원인을 설명했고, 방문객도 만족스러운 듯 센터를 나섰다. 수리한 제품이 무거우면 원하는 주소로 센터에서 직접 보내준다.

 

이날 살펴본 수리 과정은 ‘고장 나면 새 제품 사고 말지’라는 수입 가전에 대한 선입견을 해소했다. 2020·2021년에 출시한 공기청정기 두 제품의 수리시간은 각각 30분 정도 소요됐다. 필터를 교체해도 부품을 바꾸라는 알람이 뜨거나 가습 기능에 쓰이는 물통 삽입 오류가 뜨는 문제로 입고됐으며, 클리닝과 부품 교체로 모두 제 기능을 찾았다. 함께 입고된 청소기는 거치대와 이어지는 부품이 부서져 교체로 수리를 마무리했다.

 

수입 가전 업계가 공들이는 사후관리 현장을 살피려 지난 24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다이슨 프리미엄 서비스 센터에서 가습형 공기청정기 제품을 수리한 엔지니어가 고친 내역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수입 가전 업계가 공들이는 사후관리 현장을 살피려 지난 24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다이슨 프리미엄 서비스 센터에서 가습형 공기청정기 제품을 수리한 엔지니어가 고친 내역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현장 엔지니어는 “하루 40~50명의 고객과 수많은 제품을 4명의 인원이 정밀 정비하다 보니 축적된 매뉴얼 데이터와 숙련도가 탄탄하다”며 기술 전문성에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청소기는 먼지통을 제때 비우고 필터만 주기적으로 청소해도 흡입력과 배터리 수명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며 꿀팁도 공유했다.

 

현장에서 확인한 전문적인 정비 역량과 세심한 배려는 수입 가전 업계가 강조해 온 프리미엄 가치의 실체인 셈이다. 제품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최후의 보루는 ‘구매 이후의 케어 경험’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인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 현지화 성공 여부가 향후 수입 가전 시장의 판도를 가를 강력한 흥행 보증수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