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지사직 인수위원회인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경기준비위)가 반도체 산업의 ‘슈퍼사이클’에 발맞춰 도정 체질 개선에 나섰다. 가상공간의 인공지능(AI) 행정 혁신으로 예산을 절감하고, 경기 남부를 관통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나오는 세수를 청년 일자리·주거와 교통·복지 재원으로 환원하는 이른바 ‘경기형 이익 공유 모델’의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26일 경기준비위에 따르면 추 당선인은 전날 경기신용보증재단에서 열린 3차 도정 현안 회의에서 “AI와 반도체 산업을 통해 도정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며 “반도체 산업 발전과 관련 세입을 바탕으로 청년 일자리·주거 문제, 교통 복지 강화도 조기에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인수위 측은 이에 대해 단순한 법인지방소득세 배분을 넘어, 반도체 활성화로 인한 도내 기초지자체의 전반적 세수 증대와 기업 이익을 도민 복지 정책으로 연결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배제’ 대못 뽑힌 K-반도체…“속도전으로 중국 추격 따돌려야”
추 당선인과 준비위 산하 반도체초격차전략특별위는 최근 정부의 반도체특별법 시행령 제정안에서 논란이 됐던 ‘수도권 외 지역’ 요건이 삭제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구체적인 초격차 전략을 공개했다. 앞서 경기도와 도내 시·군은 해당 독소조항이 경기 남부의 반도체 거점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할 수 있다며 반발해 왔다.
추 당선인은 “반도체는 속도 산업”이라며 후보 시절 약속했던 ‘수용성평오이’(수원·용인·화성·성남·안성·평택·오산·이천) 8개 시·군 중심의 K-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완료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클러스터가 안정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용수 저장시설, 전력 공급 등 핵심 인프라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주문했다.
특히 특위는 최대 호황을 누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 대해 “호황에만 취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화웨이 등 중국의 반도체 굴기 추격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기에 ‘HBM 이후의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도는 네덜란드 ASML, 미국 램리서치 등 이미 도내에 둥지를 튼 글로벌 장비 기업들과 신뢰를 공고히 하는 한편 용인을 제조 거점으로, 성남 판교를 AI·시스템반도체 및 팹리스(반도체 설계) 혁신 거점으로 묶어 200여개의 팹리스 기업을 육성하는 종합 반도체 허브 전략을 다각화하기로 했다.
◆북부 대전환·3기 신도시·통합돌봄까지…행정 칸막이 허문다
미래 산업 전략 외에도 민생 현안에 대해선 고강도 드라이브가 걸렸다. 재정 안정을 위해 3기 신도시 취·등록세 등 향후 세입 추계를 주택·세정 부서가 협력해 정밀하게 분석할 것을 지시했다. 아울러 신도시 개발이 지연될 경우 사안별 구체적인 사유와 제도 개선 방안을 보고하도록 해 현장 중심의 문제 해결을 압박했다.
경기북부 발전 전략인 ‘북부 대전환’과 관련해서는 미군 반환공여지 개발 방식을, 매각 대신 국유지 상태로 무상임대 후 순수익 일부를 회수하는 ‘성과공유제’ 등 유연한 공모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토지 확보에 그치지 않고 정주 여건, 교통, 교육, 일자리를 종합 연계해 사람과 기업이 스스로 찾아오는 모델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복지 분야 역시 복지와 의료 서비스를 도민 한 사람의 입장에서 통합 지원하는 ‘경기도형 통합돌봄 모델’을 구축해 모범 사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추 당선인은 “선거 기간 현장에서 만난 중소기업 대표들로부터 도의 정책이 현장과 겉돈다는 쓴소리를 많이 들었다”며 “모든 주요 사업 책임자는 현장을 찾아 점검하고 행정의 칸막이를 허물어 실질적 도민 삶의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고 단호히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