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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감성 아닌 ‘안구 질환’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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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기사를 분석해 생성한 가상 이미지.
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기사를 분석해 생성한 가상 이미지.

 

슬픈 영화를 본 것도, 매서운 찬 바람을 맞은 것도 아닌데 예고 없이 뺨을 타고 눈물이 속절없이 흘러내린다면 안구 건강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는 깊어진 감수성의 발로가 아니라, 안구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물리적 경고등이다.

 

◆ 눈물길 ‘배수 시스템’의 병목

 

27일 의학계에 따르면 이처럼 특별한 자극 없이 눈물이 과도하게 흐르거나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넘치는 증상을 ‘눈물흘림증(유루증)’이라 명명한다.

 

눈물은 본래 각막을 촉촉하게 적시며 노폐물을 씻어내는 ‘천연 윤활유’ 역할을 수행한다. 이후 눈물점과 눈물소관, 코눈물관으로 이어지는 배출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빠져나가야 한다.

 

그러나 이 섬세한 배수 시스템에 병목 현상이 발생하면, 갈 곳을 잃은 눈물은 결국 눈 밖으로 범람하게 된다.

 

◆ 노화가 부른 ‘코눈물관 폐쇄’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로 인한 ‘코눈물관 폐쇄’다. 나이가 들면서 눈물이 빠져나가는 통로가 좁아지거나 염증, 외상 등으로 인해 아예 막혀버리는 경우가 잦다.

 

눈병을 앓았거나 축농증이 있으면 눈물길이 막힐 가능성은 더 커진다. 하수구가 막히면 물이 역류하듯, 배출구가 막힌 눈물은 눈가에 고이거나 시야를 흐리게 만들며 일상생활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와 안과 역학 자료에 따르면 눈물흘림증을 포함한 눈물계통 장애는 50대 이상 여성 환자의 유병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여성의 코눈물관이 남성보다 해부학적으로 좁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완경기 이후 발생하는 급격한 호르몬 변화가 눈물 분비와 배출 구조에 영향을 미쳐 배수관 폐쇄와 안구건조증을 동시에 악화시키는 기저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해부학적, 내분비적 요인으로 인해 중장년층 여성은 눈물흘림증에 더욱 취약한 양상을 보인다.

 

◆ 역설의 주범 ‘안구건조증’

 

역설적이게도 ‘안구건조증’ 역시 눈물흘림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눈을 보호하는 기본 눈물층이 말라버리면, 우리의 뇌는 각막 표면의 마찰과 손상을 심각한 자극으로 인지한다.

 

이에 대한 방어 기제로 뇌는 반사적으로 대량의 눈물을 쏟아낸다.

 

메마른 대지에 내리는 집중호우가 오히려 토양에 스며들지 못하고 겉돌며 범람하듯, 눈의 극심한 건조함이 역으로 눈물보를 터뜨리는 질환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 방치하면 누낭염과 피부 짓무름 유발

 

이러한 눈물흘림증을 방치할 경우 단순히 눈물을 닦아내는 번거로움을 넘어 2차 합병증의 늪으로 빠질 수 있다.

 

고인 물이 썩듯, 배출되지 못하고 눈가에 머무는 눈물은 세균 번식의 온상이 된다. 이는 곧 급성 누낭염(눈물주머니염)이나 눈물언덕 주변의 심각한 피부 짓무름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 원인 감별이 치료의 관건

 

치료의 관건은 눈물이 넘치는 정확한 원인을 감별하는 데 있다. 안구건조증에 기인한 반사 눈물이라면 인공눈물과 항염증 안약을 통한 표면 안정화가 우선된다.

 

반면 물리적인 배수관 폐쇄가 원인일 경우 외과적 개입이 불가피하다. 폐쇄 정도에 따라 좁아진 길을 넓히는 ‘실리콘관 삽입술’이나, 뼈를 일부 뚫어 새로운 우회로를 개척하는 ‘눈물주머니코안연결술(DCR)’ 등이 시행된다.

 

실리콘관은 보통 3개월에서 6개월가량 유지한 뒤 제거하며, 내시경을 이용한 눈물주머니코안연결술은 성공률이 약 9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눈물흘림증은 배수관 폐쇄와 안구건조증이라는 정반대의 원인이 똑같은 증상으로 나타나는 만큼, 환자가 자의적으로 인공눈물에만 의존하기보다 안과에서 원인을 먼저 감별하는 것이 회복의 지름길이다.

 

이유 없는 눈물은 결코 가볍게 넘길 노화의 훈장이 아니다. 시야가 흐릿해지고 눈가의 짓무름이 시작되었다면, 지체 없이 전문의를 찾아 눈물의 숨은 발원지를 추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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