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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고지우의 깜짝 음료 서비스…갤러리 사로잡은 ‘스탬프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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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탬프 4개 모으러 버치힐 한 바퀴… 12번 홀선 고지우의 ‘시원한 한 캔’

“시원한 음료 드시고 힘내세요!”

 

12번 홀 ‘팅글존’에서 고지우가 갤러리들에게 음료를 건네고 있다. 일화 제공
12번 홀 ‘팅글존’에서 고지우가 갤러리들에게 음료를 건네고 있다. 일화 제공

 

27일 강원도 평창의 버치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맥콜·모나용평 오픈 2라운드. 치열한 승부가 이어지던 코스에서 뜻밖의 장면이 펼쳐졌다. 티샷을 준비하던 ‘디펜딩 챔피언’ 고지우가 언덕을 오르느라 지친 갤러리들을 향해 돌아서더니, 환한 미소를 지으며 시원한 음료를 하나씩 건넨 것이다.

 

뙤약볕 아래 숨을 헐떡이던 팬들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고지우가 내민 음료 한 캔에 갤러리들은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경기 중인 선수가 팬들에게 직접 음료를 나눠주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풍경이었다.

 

이 장면이 펼쳐진 곳은 12번 홀 ‘팅글 존’이었다. 이곳은 이날 필드 밖 갤러리들에게 주어진 스탬프 투어의 가장 큰 고비이기도 했다.

 

갤러리들이 스탬프 투어에 참여해 도장을 받고 있다. 김리원 기자
갤러리들이 스탬프 투어에 참여해 도장을 받고 있다. 김리원 기자

 

종이 한 장. 빈칸은 네 개.

 

대회 기간 갤러리를 위해 마련한 스탬프 투어다. 스탬프를 모두 채우면 맥콜 비치백과 캐릭터 ‘보리’ 키링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기자도 직접 용지를 받아들었다. 그런데 첫 번째 도장을 찍고, 두 번째 도장을 찍을수록 생각이 달라졌다.

 

첫 번째 목적지는 갤러리 셔틀 탑승장이었다. “하나씩 받아가세요”라는 안내와 함께 첫 도장을 찍으며 대회장을 한 바퀴 도는 여정이 시작됐다.

 

두 번째는 스타트 광장의 ‘맥콜 히스토리 보드’. 큼지막하게 적힌 출시 연도 ‘1982’를 보던 한 중년 갤러리가 웃으며 말했다.

 

“아, 나 학생 때 이거 진짜 달고 살았는데. 허허.”

 

같은 전시 보드 앞에서도 기억은 달랐다. 누군가는 학창 시절을 떠올렸고, 젊은 세대는 브랜드의 역사를 흥미롭게 읽어 내려갔다. 그렇게 두 번째 빈칸이 채워졌다.

 

고지우가 갤러리들에게 나눠줄 음료를 고르고 있다. 일화 제공
고지우가 갤러리들에게 나눠줄 음료를 고르고 있다. 일화 제공

 

세 번째 목적지는 12번 홀 ‘팅글 존’. 가장 힘든 구간이었다. 고저차가 심한 버치힐 코스를 따라 40분 가까이 걸어야 닿는 곳이었다. 오르막이 이어질수록 발걸음은 무거워졌다. ‘키링 하나 받으려다 운동 제대로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시원한 음료로 갈증을 달랜 뒤 세 번째 도장을 찍었다.

 

기자가 직접 스탬프 투어에 참여했다. 김리원 기자
기자가 직접 스탬프 투어에 참여했다. 김리원 기자

 

마지막은 15번 홀 옆 작은 그늘집이었다. 네 번째 도장을 찍는 순간 여기저기서 “끝났다”는 안도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서로의 스탬프 용지를 확인하며 웃는 모습은 우승 경쟁만큼이나 진지했다.

 

스탬프 투어 완주자에게 증정되는 기념품. 김리원 기자
스탬프 투어 완주자에게 증정되는 기념품. 김리원 기자

 

네 칸을 모두 채우자 맥콜 비치백과 캐릭터 ‘보리’ 키링이 손에 들어왔다. 거창한 선물은 아니었다. 하지만 산악 코스를 따라 걷고 또 걸어 완성한 종이 한 장은 키링보다 값진 ‘완주 메달’처럼 느껴졌다.

 

같은 시간 필드에서는 선수들이 우승을 향해 스코어를 쌓았고, 갤러리는 코스를 누비며 도장을 모았다. 스탬프 투어는 기념품 하나 받는 이벤트가 아니었다. 코스를 따라 걸으며 경기를 더 가까이에서 보고, 선수에게 직접 음료를 건네받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버디 경쟁 못지않게 갤러리들의 발걸음도 바빴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