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28일 청와대와 여권이 추진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투자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호남 구축을 두고 “산업 전략이 아니라 정치적 보상이며, 기업을 그 수단으로 동원하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반도체 산업이 성공하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란다”면서 반도체 클러스터의 호남 구축을 둘러싸고 형평성과 입지 타당성, 절차적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2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광주·전남 통합특별법만 통과시키고 대구·경북, 대전·충남 통합법은 보류시켰다”며 “통합도 한 지역만, 특례도 그 지역만, 이제 수백조 원 규모의 투자까지 오직 호남으로 향한다. 이것을 정치적 보상이 아닌 단순한 우연이라고 믿을 국민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입지 선정의 타당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윤 의원은 “정부는 ‘수도권은 전력이 부족해 호남으로 간다’고 하지만, 호남의 송전망 역시 2030년이면 여유 용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며 “반도체 입지는 구호가 아니라 전력과 용수, 인재, 산업 생태계라는 객관적 조건이 결정하는 것이다. 과연 입지 조건이 충분히 타당한가”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선진국에서 생산 입지는 정치가 아니라 산업이 정한다”라며 “정부는 기업이 갈 만한 땅을 만들고, 절차로 지원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정반대”라며 “호남에 핵심 수요기업도, 반도체 생태계도 없는데 청와대가 특정 지역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심지어 내란청산은 호남에 반도체 건설이라는 말까지 이미 나왔다. 그런데 생태계도 없는 새 땅을 8월 전당대회 일정에 맞춰 점지하고 있다”라며 “이것은 산업 전략이 아니라 정치적 보상이며, 기업을 그 수단으로 동원하는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 의원은 “국가전략산업 지원은 정부가 입지를 점지하는 방식이 아니라, 미국 반도체법처럼 객관적 기준과 공모·심사 절차를 법으로 제도화해야 한다”라며 “호남이든 충청이든 영남이든, 국가전략산업의 입지를 정하는 것은 막대한 국민 세금이 함께 투자되는 것이기 때문에 절차가 정당하지 않으면 나중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어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 시간표에 맞출 게 아니라 국회 차원의 신중한 논의를 모아 진행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라며 “정말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정치적 욕심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