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검찰청 폐지 앞두고… 경찰 신청 영장 3건 중 1건은 기각돼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2026년 1∼5월 중앙지검 기준… 수사 표류 우려

올해 들어 경찰이 검찰에 신청한 구속·압수수색영장 3건 중 1건꼴로 기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검경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과 빈번한 영장 기각으로 중요 사건들이 장기 표류할 것이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28일 법무부가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경찰이 서울중앙지검에 신청한 구속영장 1187건 중 387건(32.6%)이 기각됐다. 압수수색영장의 경우 2만3165건 중 7427건(32.1%)이 기각됐다. 검찰 단계에서의 영장 기각은 혐의 소명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영장이 수사에 불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내리는 조치다. 반려와 달리 기각되면 같은 영장을 다시 신청할 수 없다.

 

검찰과 경찰 로고. 세계일보 자료사진
검찰과 경찰 로고. 세계일보 자료사진

영장 기각률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진 2021년 이후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구속영장 기각률은 2021년 20.4%에서 2025년 30.4%로 꾸준히 높아졌고, 압수수색영장 기각률도 같은 기간 17.2%에서 26.9%로 상승했다. 경찰의 압수수색 신청 건수 자체가 폭증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검찰이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한층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검경은 각기 다른 진단을 내놓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직접 수사가 늘면서 무턱대고 영장을 신청하고 보는 관행이 기각률에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영장을 반려도 아니고 기각한다는 건 혐의 입증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검사가 보완수사를 하지 못 하게 된다면 영장 기각 사례가 더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경찰 내부에선 영장 신청 후 검찰의 반응이 늦어졌다는 비판과 함께 “검찰이 의도적으로 영장을 반려·기각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새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 청구 전 검경 간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사건이 장기 표류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1년도 더 지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이 대표적이다. 경찰은 두 차례 구속영장 신청이 5월 기각되자 현재 재신청도, 송치도 하지 않고 있다. 300억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연예기획사 원헌드레드 레이블의 차가원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도 두 차례 반려됐다.

 

김재섭 의원은 “검찰청 폐지 후속 대책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아 발생하는 부작용은 국민이 떠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월2일부로 검찰청이 사라지고 기소와 공소유지 등 기능을 넘겨받는 공소청이 출범하는데,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법조계에선 후속 입법이 제대로 설계되지 않으면 ‘사건 처리 지연’ 같은 문제가 심화할 것이란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