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다시 열린 합동 수색·구조훈련을 계기로 한·일 국방협력이 ‘관계 복원’을 넘어 정례 교류 수순을 밟는 모습이다. 양국은 장관급 상호방문과 회담 정례화 흐름을 평가하고, 공군 특수비행팀 교류와 해군 수색구조훈련, 인공지능(AI)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혀 가기로 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28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한·일 국방장관회담을 열었다.
두 장관은 먼저 지난 1월 안 장관의 방일, 5월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계기 회동에 이어 고이즈미 방위상의 방한이 성사된 점을 환영했다. 또 이번 회담이 양 장관 간 여섯 번째 회담이라는 점을 평가했다. 일본 방위상이 양자회담을 위해 한국을 찾는 건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구체적인 협력 사안도 밝혔다. 재개된 한·일 수색·구조훈련(SAREX)은 다양한 해난사고 상황에 대비해 더욱 발전시키기로 했다. 수색·구조훈련은 조난 선박이 발생했을 때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공동 대응 절차를 숙달하는 해상훈련이다. 양국은 2017년 12월 이후 중단됐던 이 훈련을 지난 7일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재개했다. 당시 한국 해군 상륙함 천자봉함과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구축함 콩고함, SH-60K 해상작전헬기가 참가했다.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일본 기착 등을 계기로 양국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와 일본 블루임펄스 간 교류협력 발전을 이어가기로 했다. 블랙이글스는 올해 1월 중간 급유를 위해 일본 항공자위대 기지에 기착했고, 이를 계기로 양국 특수비행팀 조종사 간 교류가 이뤄졌다. 다만 블랙이글스의 일본 기착과 급유 지원 정례화가 결정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방한한 고이즈미 방위상은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후 블랙이글스 부대를 방문해 대원들을 격려했다.
AI 등 첨단 과학기술 협력 분야에서도 한·일 간 논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 해·공군 교류에 더해 미래 전장 기술 분야까지 국방당국 간 협의 범위를 넓히는 대목이다.
또 두 장관은 엄중한 안보환경을 인식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협력을 지속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구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일 및 한·미·일 공조를 꾸준히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일본 측이 관심을 보여온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은 공식 의제에 반영되지 않았고, 공동 언론발표문에도 담기지 않았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날 오후 조현 외교부 장관도 만나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처럼) ‘가깝고 또 가까운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며 관계개선 의지를 밝혔다. 조 장관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