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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 전쟁 된 與 전대… 정치적 명운 달린 공천권 사수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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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李 향해 “자신감 지나쳐”
증축·재건축론 꺼내들어 비판도
여권선 鄭 연임 ‘지원사격’ 분석
김민석, 유 겨냥 “과잉한 자신감”

친명, 李 집권 이후 비당권파 전락
‘비명횡사’, 친명횡사로 부메랑 우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단순한 지도부 교체를 넘어 이재명 대통령 집권 이후 당내 주류 질서를 재편하는 권력 투쟁으로 번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당내 경쟁을 향해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지만, 차기 당대표가 23대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되는 만큼 당권 경쟁은 각 계파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생존 투쟁’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비당권파 친명(친이재명)계가 김민석 국무총리를 차기 당대표로 밀며 주도권 회복을 시도하는 가운데,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공개 비판까지 더해지면서 전당대회는 친명계 내부 갈등과 노선 충돌이 뒤섞인 복합전으로 확산하고 있다.

 

웃고는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왼쪽)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28일 경기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청년 당선인 워크숍에서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정 전 대표와 김 총리 모두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정 전 대표는 이날 워크숍 이후 취재진과 만나 “우리 안의 통합부터 먼저 해야 할 때”라고, 김 총리는 “민주세력의 중심을 지켜 외연을 확장하는 노력은 앞으로도 지속돼야 할 일”이라고 밝혀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광주=뉴스1
웃고는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왼쪽)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28일 경기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청년 당선인 워크숍에서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정 전 대표와 김 총리 모두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정 전 대표는 이날 워크숍 이후 취재진과 만나 “우리 안의 통합부터 먼저 해야 할 때”라고, 김 총리는 “민주세력의 중심을 지켜 외연을 확장하는 노력은 앞으로도 지속돼야 할 일”이라고 밝혀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광주=뉴스1

◆“증축해야” VS “李가 세입자냐”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6일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중도·보수로 당의 저변을 넓히려고 시도한 데 대해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통령의 ‘모두의 대통령’, ‘포용·통합’ 기조를 언급하면서였다. 이어 진보 진영이 배출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역사를 ‘3층집’에 비유하며 “한 층 더 올리는 것, 중도·보수쪽으로 가는 것은 모두가 오케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다.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재건축을 하려면 기존에 있는 건물을 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은 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가 지난 16일 “국민주권정부가 탄생할 때까지 김·노·문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있었다”고 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정 전 대표는 40·50세대가 주축인 당의 전통적 지지층으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이들 세대가 이용하는 딴지일보 게시판을 ‘민심의 척도’로 보고 지지층 규합을 위한 온라인 활동의 근거지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여권에선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이 정 전 대표의 연임에 힘을 싣는 ‘장외 지원사격’의 성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 전 이사장은 특히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계를 겨눈 친명계의 공세를 “자가면역질환”에 비유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을 비방하는 행위가 당 안팎에서 공공연하게 6개월 넘게 진행돼 왔다”며 “소위 ‘문까산점’이란 말이 있다. 문 전 대통령 까면(비난하면) 가산점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유 전 이사장은 이런 행태를 과거 국민의힘 대표에 출마하려던 나경원 의원을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만류하기 위해 연판장을 돌렸던 사태에 빗대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 전 대표는 이날 “지금은 서로 말을 아껴야 할 때 같다”며 “통합과 연대, 민주적 국민정당으로 진화해 온 민주당의 역사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스1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스1

친명계는 즉각 반발했다. 김 총리는 전날 “내가 어떤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식의 과잉한 자신감으로 대통령을 비판하는 경우가 있는데 태도나 마음이 적절히 절제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6·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선 “중원을 놓치면 앞으로 이기기 어렵다”며 “잘못하면 이러다 계속 야당을 하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불안이 엄습하는 상황이 왔다”고 했다. 사실상 정 전 대표 책임론을 제기한 셈이다.

송영길 의원은 “어려울 때일수록 더 흔들리지 않고 힘을 모아 대통령을 지키는 게 코어(핵심) 지지층”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당대표일 때 정무특보였던 정진욱 의원은 “민주당 건물주는 자신들이고 이재명은 세입자라고 생각하는 내심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고백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비명횡사’가 ‘친명횡사’ 부메랑 되나

이번 전당대회는 친명계의 주도권 회복 여부를 판가름할 ‘전장’이다. 이 대통령이 당대표일 때 ‘잘나가던’ 친명계는 이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비당권파로 전락했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때 친명계 100여명이 뭉쳤지만 ‘정청래 지도부’의 출범을 막지 못했고, 올 2월엔 정 전 대표의 ‘전 당원 1인 1표제’ 추진을 막지 못했다. 지난 5일 국회의장 선거에서 조정식 의장을 선출한 것이 ‘정청래 지도부’ 체제에서 친명계의 사실상 유일한 ‘성공한 경험’이었다. 이 대통령이 20대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뒤 친명계가 당권을 장악했던 때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변화다.

친명계 일각에서는 과거 ‘비명횡사’ 공천이 이번에는 ‘친명횡사’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비명계였던 이상민 전 의원과 김영주 전 의원, 박광온 전 의원 등이 공천에서 배제되며 비명계 구심점은 사실상 사라졌다. 당시 이들의 낙천에 문제의식을 느낀 의원들이 적지 않았지만, 공천 불이익을 우려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전당대회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몰라 지금도 말조심을 하는 의원들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