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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30주년인데 ‘초상집 코스닥’… 해외선 코스피 150배 파생상품 출시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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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이 7월1일 출범 30주년을 맞지만, 축포는커녕 초상집 분위기다. 코스피와 달리 전 세계 주요 증시 중 꼴찌에 가까운 성적을 내고 있다. 올해 1월 코스닥 지수가 1000선에 재진입한 것도 잠시 최근 연일 하락한 끝에 800대까지 내려갔다. 정치권에서 제기됐던 ‘삼천스닥’(코스닥 3000)에 대한 기대감은 옅어진 지 오래다. 코스피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시장 균형을 깼다며 뭇매를 맞는 가운데 해외에서는 코스피 상승률의 최대 150배 수익률을 노리는 파생상품이 출시됐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8930.30)보다 519.09포인트(5.81%) 하락한 8411.21에 마감했으며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87.81)보다 36.44포인트(4.10%) 내린 851.37에 거래를 마쳤다. 뉴시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8930.30)보다 519.09포인트(5.81%) 하락한 8411.21에 마감했으며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87.81)보다 36.44포인트(4.10%) 내린 851.37에 거래를 마쳤다. 뉴시스

◆삼천스닥은 커녕 851.37로 하락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10% 내린 851.37에 마감했다. 지난해 10월14일(847.96) 이후 약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코스닥은 올해 초만 해도 코스피와 함께 장밋빛 전망을 그렸다. 1월26일에는 2022년 1월 이후 약 4년 만에 ‘천스닥’(1000)에 재진입했고, 4월24일에는 1203.84를 찍으며 ‘닷컴 버블’ 시기인 2000년 8월4일(1238.80) 이후 25년여 만에 종가 기준 1200선을 넘겼다. 그러나 기세가 꺾이며 어느덧 900선마저 무너졌다.

 

코스닥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존재감도 미약해졌다. 지난 26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합산 시가총액은 7364조15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코스닥 시총은 478조7740억원으로 비중은 6.50%에 그친다. 25일에는 6.39%까지 내려가며 1999년 5월12일(6.35%) 이후 2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3일에는 역대 처음으로 코스닥 시총(500조9414억원)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501조3869억원)에 뒤처지기도 했다. 연초 대비 수익률 역시 -8.01%로 세계 각국 주요지수 중 최하위권에 머물러 부동의 1위를 달리는 코스피(99.59%)와 대비됐다.

 

최근 코스닥의 침체는 대형 반도체주로의 유동성 집중 현상이 심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구조적으로는 코스닥의 취약한 기초체력이 성장 발목을 잡은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우량기업들은 성장 궤도에 오르면 코스피로 자리를 옮긴다. 엔씨소프트, 카카오, 셀트리온, 엘앤에프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며, 최근에는 알테오젠마저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이다. 개인 투자자 중심의 시장이라 특정 테마주나 작전성 수급에 시장 전체가 쉽게 흔들리는 점도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 정부 정책의 훈풍으로 분위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대규모 자금 유입이 큰 기대요소다.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는 2030년 12월까지 첨단전략산업에 투자될 예정이다.

 

코스닥 시장 개편 방안도 구체화한다. 다음 달부터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이 강화된다.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인 경우 관리종목으로 먼저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1000원 이상을 유지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하는 내용이다. 코스닥 상장 유지 시가총액 기준은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아진다. 2개 반기 연속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별 하위 20%인 상장사 명단을 공개해 기업들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시행된다. 상장사를 프리미엄·스탠다드 등 단계로 나누는 ‘승강제’(세그먼트 분리) 도입 방안은 9∼10월 중 구체화할 전망이다.

 

◆국내 개미 자금 또 몰려갈까

 

국내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가 최근 증시 변동성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에 코스피 상승률의 최대 150배 수익을 노리는 파생상품이 출시돼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날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지난 22일 코스피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KORU’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KORUUSDT’를 상장했다. 이어 26일에는 최대 50배 레버리지가 가능한 상품을 추가로 선보였다. 결과적으로 코스피 변동성을 150배 추종하는 구조다. KORUUSDT 거래량은 22∼26일 7억5440만달러(약 1조1586억원)를 기록했다.

 

앞서 2일 상장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연계 파생상품은 26일까지 각각 811억원·9조8618억원·7273억원의 누적 거래액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상품의 최대 레버리지는 현재 50배로 상향됐다. 해당 상품들은 원화 입출금 계좌를 통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테더(USDT)를 구매한 뒤 바이낸스로 송금하면 별도 제한 없이 거래할 수 있다.

 

바이낸스는 24시간 휴무 없이 운영돼 해당 상품의 가격 급등락이 다음날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차단된 파생상품이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돼 수수료 명목의 자금 유출과 투자자 보호가 부재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빚투 열풍 여전… 당국 우려

 

국내에서는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빚투’(빚 내서 투자) 열풍이 뜨겁다. 지난달 말 주식 매수를 위한 차입·레버리지 투자 잔액이 42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빚투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은 이달 들어 2조원가량 증가했다. 은행권이 대출을 조이자 보험·카드사에서 투자금을 빌리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신용융자, 증권담보대출, 신용대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지수선물 등 차입과 레버리지에 기반한 개인투자자금이 41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4월 말(407조8000억원)보다 12조원 급증한 규모다. 최근 5년 평균(390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28조7000억원 많다.

 

신용융자 잔액은 38조원으로 최근 5년 평균치(20조1000억원)보다 17조9000억원 증가하며 2배에 육박했다. 증권담보대출도 26조3000억원으로 최근 5년 평균치(20조4000억원)보다 5조9000억원 많았다. 금감원은 “레버리지 ETF와 지수선물·옵션거래도 증가하고 있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투자자 손실 확대와 금융사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우려했다.

 

이달 들어 주식투자를 위한 신용대출이 증가하자 은행권이 앞다퉈 관리대책을 내놓았지만 ‘빚투’ 열풍은 꺾이지 않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지난 25일 기준 43조33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말 잔액 기준 2022년 10월 말(43조6609억원) 이후 3년8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5대 은행의 마통 잔액은 5월에 전달보다 1조8650억원 늘었고, 6월에도 이미 1조8039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에서 마통을 포함한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25일 기준 108조7272억원으로 지난달 말(106조5154억원)보다 2조2118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은 이달 빚투 경고음이 울리자 신용대출·마통 한도 축소 등 관리대책을 내놓았다. 이에 막차 수요가 몰리면 이달 15일 마통 잔액이 43조3860억원, 신용대출 잔액은 108조7653억원까지 불어났다가 이후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지난달말 잔액을 상회하고 있다.

 

주가 급등에 부동산마저 들썩이면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6개월 연속 증가세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올해 1월 약 1조4000억원, 4월 3조5000억원, 5월 9조3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달 증가액은 25일 기준 5대 은행 3조7000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 7000억원, 보험 6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여전사 가계대출이 늘자 금융위원회는 관리목표를 못 지킨 일부 카드사 등을 다음 주 소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