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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 하는 내 새끼 속마음은?"…펫타로·펫사주 찾는 반려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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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휴머니제이션' 바람 타고 사주·관상까지 시장 확대
미래 점치기보다 '현재 감정' 이해하는 상담…2주 대기 기본
[촬영 정풍기]
[촬영 정풍기]

지난 25일 경기 수원의 한 동물교감(애니멀 커뮤니케이션) 교육기관.

반려 진돗개 '또순이'와 함께 해당 기관을 방문한 황모(62) 씨가 동물교감 전문가 '하랑'(활동명)과 상담을 하고 있었다.

황씨는 최근 집에 새 식구로 새끼 고양이를 맞이한 뒤 11살 노령인 또순이가 스트레스를 받진 않았는지를 질문한 뒤 타로 카드를 뽑았다.

서로를 응시하는 개와 가재가 그려진 카드 등이 나왔다.

카드를 살펴 본 하랑은 "공격하려는 마음보다 낯설고 궁금한 마음이 더 크다"며 "새로운 존재를 알아가거나 친해질 시간도 없었는데 먼저 다가가지 말라는 제지만 받아 경계심이 남아 있는 상태"라고 풀이했다.

해석을 들은 황씨는 "또순이가 고양이를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했는데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었던 걸 수도 있겠다"며 안도했다.

최근 반려동물을 가족 일원으로 여기는 '펫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반려동물 인간화)' 열풍 속에 동물의 감정과 심리를 읽어내려는 펫 타로·사주·관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서비스 캡처]
[온라인 서비스 캡처]

◇ 펫타로 체험해보니…"미래보다 현재의 마음"

하랑은 2017년부터 펫타로 상담과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 왔다.

해외에서는 관련 산업이 비교적 활성화돼 있지만 국내에서 이를 본업으로 하는 전문가는 손에 꼽힐 만큼 적은 수준이다.

펫타로는 사람 대상 타로처럼 운세를 맞히는 대신 보호자가 선택한 카드 속 그림을 바탕으로 반려동물의 현재 감정과 심리, 보호자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랑은 "'타로'라는 이름 때문에 미래를 점치는 상담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오해를 줄이기 위해 지금은 '펫마음 카드'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질병이나 행동 문제가 수의사나 행동 교정 전문가의 영역이라면, 펫타로는 보호자가 반려동물의 마음을 이해하도록 돕는 상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랑하는 존재일수록 그 마음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행동만 보고 오해했던 부분도 마음을 이해하면 보호자의 대처 방식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하랑은 지금까지 1만 마리 이상 반려동물 관련 상담을 했다고 전했다.

[구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캡처]
[구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캡처]

펫타로는 반려동물 사진과 보호자 설명만으로 상담이 가능해 대부분 카카오톡이나 전화 등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그럼에도 약 2주 예약 대기 기간이 생길 정도로 수요가 꾸준하다고 했다.

상담 대상도 개와 고양이뿐 아니라 돼지, 도마뱀, 앵무새, 프레리도그, 육지거북, 사마귀 등 다양하다.

기존 타로 상담소에서 반려동물을 위한 상담을 제공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 화성에서 타로 상담소를 운영하는 A씨는 "내담자들이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운다고 하면 서비스 차원에서 펫타로를 함께 봐 드리는 경우가 있다"며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문의도 꾸준히 들어온다"고 말했다.

◇ 펫 사주·관상까지…반려동물 '마음 읽기' 시장 확대

이 같은 흐름은 펫타로에 그치지 않는다.

생년월일과 이름을 입력하면 반려동물의 사주와 성향을 풀이해 주는 '펫 사주', 사진을 통해 성격이나 특징을 분석해 주는 '펫 관상' 서비스도 앱과 인터넷 사이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서비스는 견주와 반려동물의 궁합을 분석하거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운세를 알려주기도 한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위한 서비스가 다양해지는 배경에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인식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반려 가구는 591만 가구, 반려인은 1천546만명에 달했다. 반려가구의 87.2%는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을 향한 이 같은 근본적 인식 변화를 '펫휴머니제이션' 트렌드로 분석한다.

반려동물 행동교정 전문가인 이웅종 동신대 반려동물학과 석좌교수는 "예전처럼 개와 고양이를 단순히 반려동물로 구분하던 시대가 지나 이제는 가족 개념이 자리 잡았다"며 "가족이다 보니 반려동물의 심리 상태나 보호자와의 유대관계, 현재 어떤 상태인지를 알고 싶어 하는 문화가 생겨났고, 펫타로 같은 서비스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펫 타로, 펫 관상 등은 기본적으로 재미 요소가 큰 만큼 가볍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이 교수는 "보호자가 이미 알고 있던 반려동물의 성향과 상담 내용이 비슷하게 나오면 더 세심한 돌봄이나 교육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다만 결과에 지나치게 몰입하거나 의존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