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을 하거나 미취학 자녀 및 손주를 돌보는 ‘전업주부’ 남성이 30만 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육아와 가사 때문에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여성 인구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9일 국가데이터처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육아·가사를 이유로 비경제활동인구로 집계된 남성은 1년 전보다 16.6% 증가한 27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비경제활동인구 분류가 현재와 같이 정립된 2004년 이후 1분기 기준 가장 많은 수치다. 증가율은 2021년(28.3%) 이후 가장 컸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사를 하는 남성이 26만1000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는 1년 전보다 16.5% 늘어난 규모다. 미취학 아동을 돌보는 육아 남성은 18.2% 증가한 1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 20년 전 대비 두 배 급증…여성은 되레 최저치로
가사와 육아를 맡는 남성은 2004년 1분기 14만5000명 수준이었으나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22년 1분기(20만6000명)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어선 이후 4년 만에 7만 명가량 더 늘었다. 20년 전인 2006년 1분기(15만1000명)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반면 가사·육아를 하는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는 653만6000명으로 1.9% 감소했다. 이 인구는 2013년 1분기 768만4000명까지 늘어난 바 있으나, 이후 서서히 줄어들어 동 분기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 전문직·사무직 여성 증가…인식 변화가 환경 조성
이처럼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는 남성이 늘고 여성은 줄어드는 현상은 전통적인 남녀의 역할 관계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회적 인식이 바뀌면서 남성이 가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영향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전문직 여성 증가로 남성보다 높은 수입을 올리는 여성이 많아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고용연구팀의 보고서에 따르면 4년제 이상 학력의 남성 청년층(25~34세) 경제활동인구 대비 여성 청년층 비율은 2002년 51.5%에서 지난해 95.5%로 상승했다. 이 연령대 여성 경제활동인구가 남성을 거의 따라잡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청년 연령대 전문직 직종에서 여성 취업자는 남성과 비슷한 비중을 보였다. 사무직 직종에서는 남성 대비 여성 취업자 비율이 113.8%로 오히려 여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남성들의 육아·가사 참여 등 기본 추세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동전쟁이 남성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동전쟁은 2월 말에 시작됐고, 3월에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