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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기 형상화한 마카롱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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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도쿄를 방문했다. 2017년 5월 청와대 주인이 되고 나서 꼭 1년 만에 이뤄진 첫 방일이었다. 문 대통령보다 3살 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오찬 때 한국어로 ‘문 대통령 취임 1주년 축하 드립니다’라고 적힌 딸기 케이크를 깜짝 선물했다. 문 대통령의 반응은 어땠을까. “이가 안 좋아 단 것을 잘 못 먹습니다.” 너무나 직설적인 거부 의사였다. 문 대통령이 나쁜 치아 탓에 오랫동안 고생한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더라도 외국 정상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거절하는 게 최선이었을까. 대한민국 외교를 책임진 대통령이라면 “이가 안 좋지만 이 케이크만은 감사의 뜻으로 다 먹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28일 한·일 국방장관 회담 당시 간식으로 제공된 마카롱. 두 나라 국기를 형상화한 모양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해당 과자 사진을 SNS에 올리며 “배려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방위상 SNS 캡처
28일 한·일 국방장관 회담 당시 간식으로 제공된 마카롱. 두 나라 국기를 형상화한 모양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해당 과자 사진을 SNS에 올리며 “배려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방위상 SNS 캡처

문재인정부 5년을 거치며 한·일 관계는 극도로 악화했다. 2022년 5월 문 대통령 후임으로 권좌에 앉은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 관계 개선에 전력을 기울였다. 윤 대통령은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등 과거사 문제에 있어서 피해자인 우리가 양보하더라도 일본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2023년 3월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 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도쿄 시내 중심가 긴자(銀座)의 한 경양식집에서 오므라이스 만찬을 즐겼다. 어린 시절 일본에서 유학하던 선친(윤기중 전 연세대 명예교수)을 따라 3년가량 도쿄에서 생활한 윤 대통령은 일본 음식, 특히 오므라이스를 즐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 대통령이 이듬해 파면되고 현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뒤 한동안 한국을 바라보는 일본 정계의 시선에는 경각심이 넘쳐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윤석열정부 시절의 대일 유화 정책을 폐기하고 문재인정부 때의 대일 강경 노선으로 회귀할까봐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일본을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친일이냐 반일이냐 하는 양자택일 방식이 아니라 지혜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년 6월 취임 후 현재까지 한국의 대일 외교 정책은 이 같은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현 일본 총리 또한 한·일 관계 관리에 최선을 다하는 듯한 모습이다.

 

27일 방한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오른쪽)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같은 헬기를 타고 공군 원주기지로 이동하는 도중 촬영한 사진. 고이즈미 방위상은 “장관 전용 헬기를 준비해 주신 안 장관께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방위상 SNS 캡처
27일 방한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오른쪽)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같은 헬기를 타고 공군 원주기지로 이동하는 도중 촬영한 사진. 고이즈미 방위상은 “장관 전용 헬기를 준비해 주신 안 장관께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방위상 SNS 캡처

일본 여당 자민당의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방위상이 27, 28일 이틀 일정으로 한국에 다녀갔다. 이 기간 그는 외국 국방장관으로는 최초로 한국 공군의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를 방문했다. 서울에서 블랙이글스가 주둔한 강원 원주 공군기지까지 이동하며 고이즈미 방위상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전용 헬기를 이용했다. 그는 나중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 국방장관은 전용 헬기를 두 대 보유하고 있다”며 “오늘(27일) 안 장관이 그 헬기를 준비해 주셨다”는 말로 고마움을 전했다. 28일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는 두 나라 국기를 형상화한 마카롱이 간식으로 제공됐다. 한국이 고이즈미 방위상을 제대로 후하게 대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