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AI활용 ‘잠실집회 분석 보도’ 참신… 홍보성 외부칼럼 주의를” [독자권익위]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이민규 위원장

“지나친 AI 의존은 경계… 팩트체크 필수
기간제법 기획 찬반 균형 적절히 배치”

김용상 위원

“ETF 기획 기사 일부 광고처럼 느껴져
‘9천피 그늘’ 등 독자에 와닿는 보도를”

안진걸 위원

“자살예방 기획 정책 제시 부재 아쉬워
유족단체와 공동기획 구성 등 고민을”

윤지로 위원

“교도소 택하는 日 노인 기사 눈여겨봐
한국의 상황도 같이 살펴보면 좋을 듯”

조영석 위원

“고정칼럼 필자 특정 소속 간과 안 돼
주제 선정시 내부 통제·조율 필요성”

조영준 위원

“선거관리 문제·檢개혁 이슈 보도 눈길
지역 기후정책·공약 이행 지속 추적을”

“심층기획과 탐사보도는 세계일보만의 경쟁력이다. 다만 문제를 진단하는 데 그치지 말고 대안까지 제시해야 한다.”

 

세계일보 제1기 독자권익위원회가 지난 25일 화상회의를 열고 6월 지면을 평가했다. 위원들은 인공지능(AI) 의료·돌봄과 상장지수펀드(ETF) 기획 등 심층보도의 완성도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일부 기획의 광고성 논란과 아이템 중복, 정책 대안 제시 부족 등을 개선 과제로 꼽았다.

 

이날 회의에는 이민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위원장), 김용상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윤지로 클리프 대표, 조영석 한국PR협회장이 참석했다.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했다. 세계일보에서는 우상규 편집국 부국장이 참석했다.

12일자 14면 〈감옥가는 일본 노인들 기획〉
12일자 14면 〈감옥가는 일본 노인들 기획〉

◆세계는지금·칼럼 등 다양… AI 활용 돋보여

 

위원들은 세계일보가 6월 한 달 동안 세계 곳곳의 이슈를 소개하는 동시에 한국 사회가 마주한 현실과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지면을 꾸렸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정치·사회·경제에만 머무르지 않고 여행기사와 칼럼을 통해 다양한 시각과 정보를 제공했고, AI를 활용한 기사 작성과 분석 시도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윤 위원=“지난 12일자 14면 ‘세계는지금’에서 빈곤과 고립에 교도소를 택하는 일본 고령층을 다뤘다. 일본에서 고령자들의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은 한국의 미래와 같은 나라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겠다. 한국의 상황도 같이 살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대의 참정권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20대 안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다고 분석한 기사는 좋았다. 과거 20대를 커다란 하나로 봤는데, 이제는 20대 안에서도 다양한 담론이 있다. 20대보다 어른 세대가 20대를 분석했는데, 젊은 기자들을 중심으로 스스로 20대는 왜 그렇게 이야기하는지를 기사에 담으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조영석 위원=“지난 9일자 조남규 칼럼 ‘정치는 국민보다 반보(半步)만 앞서야’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지방선거 이후에 정치세력, 특히 여당에 대해 점잖은 톤으로 질책하고 있다. 거친 톤이 아니어도 뼈를 때리는 것이 될 수 있었다. 최현태 선임기자의 여행 지면을 잘 보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아이템 선정이 좋고 사진도 좋다. 12일 동해 감추사와 몽돌해변 편집과 기사 내용이 잘 어울렸다. 가 보고 싶게 만든 기사였다.”

 

이 위원장=“12일자 올림픽 공원 봉쇄와 관련해 AI를 활용한 것은 데이터 저널리즘을 잘 보여주는 기사다. 어떻게 조사를 했는지, AI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등 취재 기법에 대해서도 잘 알려줬다. 다만 AI만 너무 의지하지 말고 사람이 최종적으로 검증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그리고 AI 관련 교수 등 전문가의 코멘트를 담는 등 팩트 체크의 절차가 필요하다. 23일 6면에 다룬 기간제 고용 기사는 찬반 균형이 잘 배치됐다. 경영과 노조의 이야기를 다루고 다양한 통계를 통해 수치까지 제시했다. 사회에서 중요한 문제이니 계속 짚어 달라.”

 

안 위원=“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의 사퇴를 오피니언으로 다뤘는데, 여당 대표가 지난 1년간 안정감 있고 모범적인 정치 활동을 했는지 다뤄볼 필요가 있다. 세계정세와 경제가 요동치고 국내 이슈도 다양한데,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방향에 맞춰 여당 대표나 지도부가 올바른 역할을 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조영준 위원=“선거관리, 검찰개혁, 노동제고, 기후에너지 등 제도 이슈를 적극적으로 다룬 한 달이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행정·참정권 문제로 추적하고, 기간제법을 노사·청년 시각에서 함께 본 기획 등이 의미 있었다. 다만 민생경제, 산업경쟁력, 지역경제, 기후 이슈는 더 확장해서 다뤄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공약 이행 추적, 지역 기후정책, AI 전력수요, 청년 일자리 등의 이슈를 지속적으로 보도해 달라.”

12일자 4면 〈잠실집회 기획〉
12일자 4면 〈잠실집회 기획〉
9일자 27면 〈조남규 칼럼〉
9일자 27면 〈조남규 칼럼〉

◆자살 예방 연중 기획으로… 광고성 오해 조심해야

 

여러 사회 현상을 발굴해 의제로 끌어올린 점은 긍정적이지만, 일부 기획은 한 걸음 더 깊게 들어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같은 소재를 다룬 글을 한 면에 배치하거나 특정 기획이 광고로 오인될 여지가 있는 기사에 대해선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안 위원=“자살 예방 기획 기사는 문제를 잘 다뤘지만 구체적인 정책 방향 목표 제시가 아쉽다. 특히 자살유발정보가 여전히 인터넷에 유통되는 점을 지적한 바 있기 때문에, 연중 캠페인으로 자살 예방 기획을 다루는 것도 좋겠다. 하반기 이재명정부의 실적 등을 비교하면서 자살 예방 문제를 짚어볼 수도 있겠다. 자살자 유족 모임인 ‘자작나무’나 비정부기구(NGO) 등과 협업해 공동 기획이나 후속 기사로 자살의 심각성을 알리고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에 대해 제시하는 것도 좋겠다.”

 

조영석 위원=“23일 19면(‘반가사유상으로 그려낸 ‘불이(不二)’ 삶의 근원적 질문을 마주하다’)에는 이종구 작가의 전시를 다루고 있다. 해당 전시는 학고재에서 열리는 전시다. 학고재 기획팀장이 학고재에서 열리는 전시를 홍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차라리 기사로 처리하는 게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 셀프 홍보나 이해 충돌 이슈가 있기 때문에 고민을 해 봐야 하는 대목이다. 17일 오피니언 면에 데스크의 눈과 설왕설래 모두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 지면에 위아래로 같은 소재를 다룬다. 내부에서 아이템 공유를 통해 아이템 중복을 피해야 한다.”

 

김 위원=“심층기획의 소재에 대해 지난달에 비해 아쉬움이 다소 있었다. 12일 9면에서 벼랑 끝 자영업자를 다뤘는데, 공감이 가는 기사였다. 관련 기사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코스피 9000을 넘기면서 주식 시장은 호황인 것처럼 보이는데, 전체 코스피가 호황인지는 의문이다. 이런 것들과 함께 엮어서 기획기사로 다뤘으면 한다. 15, 16일에 ETF를 기획으로 다뤘는데, 처음에는 정보를 많이 담은 기사여서 좋았다. 다만 이후 광고로 느낄 만한 내용으로 전개돼 아쉽다. 세계일보는 심층기획과 탐사보도에 특화돼 있고 장점이 있는 만큼 독자의 삶 속에 와닿을 수 있는 기사를 깊이 다루면 좋겠다.”

23일자 6면 〈기간제법 기획〉
23일자 6면 〈기간제법 기획〉

◆대안·정책 제시 등도 적극적이어야

 

위원들은 기존 형식에 갇히지 않는 세계일보만의 개성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픽과 지면 구성의 조화, 자매지와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한 보도도 주문했다.

 

김 위원=“TV 편성표가 지면에 담기는 부분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만 11일 20면에 월드컵 경기 시간표를 넣어준 점은 좋았다. 오려 놓고 경기를 시청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 때 별지를 만들었고, 팬들에게 기념품으로 소비된 것과 같이 많은 사람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오피니언면에 독자 기고를 찾기 힘들다. 지면에서 독자들의 글을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 글이 지면에 담기면 독자들도 애착을 가지고 세계일보를 더 볼 수 있다.”

 

이 위원장=“그래픽 정보의 과밀과 신문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지면의 균형에 대해 다시 고민을 해 달라. 어떤 그래픽은 정보의 전달을 다소 훼손하기도 한다. 세계일보는 세계적인 네트워크가 있다. 특파원은 물론이고 해외에 자매지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이슈 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현상이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나타나고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비교해서 다룰 필요가 있다. 또한 다른 나라의 이슈를 다루는 기사는 단순히 그 나라의 사정을 알리는 데 그치지 말고 한국 사회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대입해 봐야 한다. 세계일보만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2일자 8면 〈AI 의료·돌봄 시리즈〉
2일자 8면 〈AI 의료·돌봄 시리즈〉

◆심층기획·탐사보도는 세계일보만의 장점

 

윤 위원=“3회에 걸쳐서 AI 의료 돌봄 시리즈가 나갔다. AI 때문에 오히려 격차가 벌어지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격차가 벌어지는지에 대해서 잘 다뤘다. 특히 지역 공공 의료 현장에서의 AI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뤘다. 16일 7면에 심층기획(‘전력망 도로 신호 위반 속출… ‘교통경찰’ 역할 감독기구 추진’[심층기획―‘전력감독원’ 기대와 우려])으로 전력감독원 신설에 관해 다뤘다.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다만 관련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독자라면 제목만 보고 전력감독원에 관한 이야기인지 바로 알아차리기 어렵더라. 도로에 관한 기사인 줄 오해할 수 있다. 비유로 시작해서 비유로 끝나는 제목이었다. 독자 친화적으로 보기 어렵다.”

 

이 위원장=“심층기획은 세계일보 특유의 날카로운 진단이 돋보인다. 다만 그런 진단에 비해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는 부족하다. 심층기획이 사회 현상, 문제점을 지적하고 언론으로서 대안과 방향을 제시하는 게 필요한데, 전체적으로 처방에서는 한계가 보인다. 세계일보가 심층기획과 탐사보도에서 거듭나기 위해선 현상에 대한 날카로운 진단과 함께 처방에도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AI에 대해 기획으로 다뤘는데, 각 산업의 이야기를 연중 기획으로 다루기를 바란다. 또한 지방 의료원의 붕괴를 다루면서 해외 사례와 비교하고, 기술과 사람들이 함께 하는 하이브리드형 모델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제안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