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낙동강 ‘빨라진 녹조라떼’… 야적퇴비, 영산강의 10배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4대강 유역 전수점검

814곳 중 덮개 미흡도 46.8%
강우 땐 오염 침출수 수계 유입
기후부, 관리위반 과태료 추진

올여름 낙동강에 조류경보가 예년보다 빠르게 발령된 가운데 낙동강 하천변에 방치된 가축 퇴비가 다른 수계보다 최대 10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덮개조차 제대로 설치되지 않는 등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정부는 야적퇴비 관리 의무를 강화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9일 한국환경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수계별 ‘야적퇴비 분포 현황 및 부적정 보관 비율’을 전수점검한 결과, 낙동강 수계 야적퇴비는 814곳으로 4대강 중 가장 많았다. 한강은 159곳, 금강 134곳, 영산강 79곳이었다. 낙동강 하천변 야적퇴비가 영산강보다 10배 이상 많은 셈이다. 단순히 유역 면적이 넓어서 나타난 차이로 보기도 어렵다. 기후부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에 따르면 낙동강권역 유역면적은 3만1426㎢로 영산강권역 유역면적 7604㎢의 4.1배 수준이다. 면적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낙동강 수계에 야적퇴비가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는 것이다. 다만 한국환경연구원은 투입 인력과 조사 범위 등 수계별 조사 여건 차이가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영남의 젖줄’ 신음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지 않은 초여름임에도 경남 지역 낙동강 일대에 녹조가 취수장 인근까지 빠르게 확산한 가운데 29일 경남 함안군 창녕함안보 일대 낙동강이 녹색을 띠고 있다. 함안=뉴스1
‘영남의 젖줄’ 신음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지 않은 초여름임에도 경남 지역 낙동강 일대에 녹조가 취수장 인근까지 빠르게 확산한 가운데 29일 경남 함안군 창녕함안보 일대 낙동강이 녹색을 띠고 있다. 함안=뉴스1

관리 실태도 낙동강이 가장 미흡했다. 덮개가 훼손되거나 아예 설치를 하지 않는 등 야적퇴비가 부적정하게 관리되고 있는 비율은 낙동강이 46.8%로 절반에 가까웠다. 한강은 37.1%, 금강 32.1%로 10곳 중 3곳 이상이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영산강은 15.2%였다.

 

야적퇴비는 야외에 쌓아둔 가축분뇨 퇴비를 말한다. 비가 올 때 하천으로 쓸려 내려가 고농도의 질소·인·암모니아를 인접 수계로 직접 유입시켜 녹조를 유발하는 비점오염원이다. 배출지점과 경로를 특정하기 어려워 관리가 까다로운 데다 4대강 유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어 수질 관리의 우선 대상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전수점검한 1186곳 중 수변에 인접했거나 침출수 유출 우려가 큰 지점은 358곳(30.2%)이었다. 관리 미흡 평가를 받은 305곳(25.7%)까지 고려하면 전체의 약 49%(중복 포함)가 인근 하천에 환경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덮개가 없거나 부실한 곳은 실제 침출수 유출로 이어졌다. 덮개가 없는 지점의 64.9%에서 침출수가 나왔고, 덮개 상·하부가 동시에 노출된 경우에는 비율이 70.8%까지 올라갔다. 하단만 노출된 지점은 44.9%, 상부만 노출된 지점은 48.6%에서 침출수가 확인됐다.

침출수 오염 농도도 높았다. 하천변 일부 야적퇴비의 침출수를 실측한 결과, 수질오염도 측정 지표인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총유기탄소(TOC), 총질소(T-N), 총인(T-P) 농도가 모두 기준치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총인은 하천생활환경기준 ‘좋음’ 기준의 750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야적퇴비가 수계에 상당한 오염부하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낙동강 조류경보 발령 시기는 앞당겨지고 있다. 올해 낙동강 물금·매리 지점은 지난 22일 조류경보 ‘경계’ 단계로 상향돼 조류경보제 도입 이후 가장 이른 시기에 발령됐다. 지금까지 가장 이른 경계 발령일이었던 2022년 6월23일보다 하루 빠른 시점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기후부는 야적퇴비 관리 기준을 구체화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후부 관계자는 “현행 규정은 ‘공공수역에 오염을 끼친 자’ 등으로 포괄적으로 돼 있어 야적퇴비 부실 보관 행위를 적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보다 구체적인 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