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일부 선수들과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씁쓸하게 귀국했다.
2회 연속 원정 월드컵 16강을 노렸던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1승2패에 그치며 A조 3위로 밀려났다.
결국 각 조 3위 팀 간의 성적 경쟁에서도 10위로 밀려나며 32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최종 순위는 34위로 역대 월드컵 참가 역사상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지난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대표팀은 베이스캠프에서 타 팀들의 결과를 기다리는 굴욕적인 모습 속에서 탈락이 확정됐다.
이러한 결과에 분노한 민심이 반영된 듯 새벽 시간대 입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항에는 200명이 넘는 팬들과 유튜버들이 몰려들었다.
남아공전 졸전과 조별리그 탈락으로 축구협회 등을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진 탓에 입국장 주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홍 전 감독과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의 팬들 사이에서는 순식간에 고성과 거센 야유가 터져 나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선수들은 비난하지 말자”거나 “수고했어요” 등 응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12년 전 홍 전 감독이 이끌었던 대표팀이 16강 진출에 실패했을 때 입국장에서 팬들이 ‘엿 사탕’을 던지며 조롱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없었다.
홍 전 감독은 팬들에게 전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선수들도 게이트 밖에 대기 중이던 차량에 곧바로 탑승해 서둘러 공항을 떠났다.
앞서 온라인상에 홍 전 감독에 대한 신변 위협 글이 올라오기도 했으나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본진보다 다소 늦은 오전 4시30분쯤 입국장에 들어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성난 팬들의 직접적인 표적이 됐다.
정 회장이 나타나자 팬들은 사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고, 이 과정에서 한 남성이 정 회장을 향해 개껌으로 알려진 이물질을 던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인천공항경찰단은 기동대 등 100여명의 인력을 배치해 질서 유지에 나섰으며 큰 사고는 없었다.
‘캡틴’ 손흥민을 비롯한 나머지 선수들은 개별적으로 일정을 소화한 뒤 다음달 1일까지 순차적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축구협회는 대표팀의 귀국 현장에서 통상적으로 진행되던 환영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원정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공식 귀국 행사도 없이 쓸쓸하게 대회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