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통제권 강화 행보를 한층 가속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알아라비아 방송 등에 따르면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은 이날 “이란이 지정하지 않은 호르무즈해협 내 항로를 이용한 선박의 통항을 반대하며, 이를 차단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오만이 호르무즈해협 관리 체계 구축에 협력할 의사가 없다면, 이란이 이 작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협 내 지정 항로만을 이용하는 항행 체계는 이란이 향후 해협 관리를 명분으로 선박에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는 기반이다.
호르무즈해협 통항료와 관련해 바드르 알 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프랑스 매체와 인터뷰에서 “통항료 부과에는 반대한다. 이는 국제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반면 서비스 요금은 합법적이며 이란 측과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이날 기뢰 제거도 이란이 맡겠다고 나섰다. 그는 엑스(X)에 “기뢰 제거는 오직 이란에 의해서만 수행되며, 우리는 (다른 나라의 개입 등) 그 어떠한 것도 근본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와 파트너국가들이 공조해 호르무즈해협의 기뢰 제거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타국의 개입 시도를 사전 차단한 것이다.
미국과 종전협상 국면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통제권에 대해 강경노선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다수 제기된 바 있다. 해협 장악력이 강할수록 협상에서 더 큰 레버리지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여러 차례 입증됐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과 이란 대표단은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각각 중재자들과 만나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 상황에 대해 논의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특사는 30일 도하에 도착했다. 마지드 빈 모하메드 알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이란과의 고위급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30일 “도하에서 미국 측과의 회담은 예정되어 있지 않다”며 “동결 자산 해제 문제를 카타르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재자를 통한 간접 대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 알안사리 대변인은 미국과 이란 실무진 간 간접 회담을 언급하면서 “호르무즈 상황은 계속되는 협상에서 확실한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며 “이란 핵 프로그램 역시 논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