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선 권한을 단순히 분산하고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권익 보호와 형사사법 체계의 안정성까지 고려돼야 합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과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이 30일 공동으로 개최한 ‘제2차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개혁 대토론회’에 참여한 인하대 행정학과 학생 김남현씨는 마이크를 잡고 검찰의 직접 수사권 축소와 보완수사권 폐지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토해냈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형사·사법개혁에 대한 청년 세대의 제안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전국 대학의 법학, 법전원생 등이 모여 100분 토론과 자유발언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웅석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장은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2030세대가 형사사법 개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어떤 방향을 기대하는지 진지하게 청취하려는 노력은 충분하지 않았다”며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는 정부와 국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토론회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른바 ‘검찰개혁’과 사법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 도입을 통해 대대적인 형사·사법정책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정책 설계 단계부터 숙의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강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검찰개혁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그 자리에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신설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공소청 검사는 영장 청구·기소·공소유지 업무만 맡고 수사권은 폐지된다. 이에 1차 수사기관의 결정을 견제하거나 오류를 바로잡을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을 왜곡해 적용하는 법관과 검사 등을 처벌하는 내용의 ‘법왜곡죄’는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수사와 법관의 진보적인 판단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른바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내용의 개정 헌법재판소법은 헌재 마비와 사법 불신 확대 등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행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는 개정 법원조직법은 대법관 구성의 정치적 형평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변협회장을 지낸 이찬희 법무법인 율촌 고문변호사는 기념 강연에서 이 같은 형사·사법정책이 청년세대가 강조하는 ‘공정’에 반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 변호사는 “공정이라는 것은 공평과 정의를 어떻게 실현해 나가느냐라는 문제”라며 여당이 추진하는 법안들을 언급했다.
이 변호사는 “(대통령이) 검찰을 해체시키고 공소청을 통해 공소취소를 하거나 대법관 증원으로 현 임기 중에 거의 대부분을 임명하는 구조가 과연 공정한가 하는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재판소원을 통해 대법원의 재판결과를 다시 뒤집을 수 있도록 3개의 허들을 마련한 것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10월 신설 예정인 공소청·중수청 체제에 대해 “행정안전부 산하로 가게되면 더 직접적인 정치의 외압을 받을 수 있다”며 “이러한 외압으로부터 수사권 독립, 역량 강화를 위해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지금보다 인력과 예산을 확대해 공소청과 중수청을 제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검찰 정상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검사장 출신 이한성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과 김현 전 대한변협 회장 등을 공동대표로 전날 모임을 결성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와 여당의 검찰에 대한 분풀이에 헌법이 짜놓은 사법체계는 붕괴되고 민생범죄로 피해를 입은 서민들은 그 피해를 구제받을 길이 없어지게 됐다”며 “검사실마다 미제사건 기록이 500건씩 쌓여서 캐비닛에 넣어서 잠그지도 못하고 고소를 하면 2, 3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고 전국을 떠도는 사건들이 허다한 지경”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