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발표 이튿날인 30일 광주를 직접 찾아 서남권 지역에 인공지능(AI) 관련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기업인들을 격려하며 총력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약무호남 시무국가(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라는 이순신 장군의 말을 직접 언급하며, 산업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호남을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새 성장축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투자가 특정 지역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수도권 중심 산업 구조를 바꾸고 호남을 첨단산업 거점으로 키우는 국가 전략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광주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의 투자로 첨단 반도체 생산 역량이 획기적으로 확충되는 점을 언급하며 “제가 대통령을 1년 조금 넘게 재임했는데 여러 가지 보람 있는 일이 있었지만 정부의 정책을 잘 조정해서 이런 환경을 만들어내고 기업의 결단을 이끌어낸 이 일이 가장 보람이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을 향해선 ‘확실한 뒷받침’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정말로 얼마나 빠르게 이 일이 실행될 수 있는지를 제가 직접 체크해서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며 “정부에서 재정 지원이든지 인프라 구축이든지 거주·교육, 문화·보건 여건이든지 최대로 잘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또 “지방정부만 다 책임져라(라고)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중앙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정부는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서남권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산업통상부는 반도체 팹 건설을 위해 서남권 맞춤형 인프라 구축 추진에 나선다. 반도체 팹에 필요한 발전설비와 송전망을 신속하게 구축하고 산업단지 조성 기간도 단축(10년→5년)한다. 그간 재계의 우려 사항 중 하나였던 반도체 관련 인력도 지역 기반 대학에서 직접 배출한다.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설계 지식재산권(IP) 기업인 영국 암(Arm)과 손잡고 설립한 광주과학기술원(GIST) Arm스쿨과 남부권 연합공대를 중심으로 반도체 인력 양성 사업에도 나선다.
국토교통부는 정부가 제정 추진 중인 메가특구법에 따라 서남권에 최소 1개 이상의 메가특구를 지정해 기업 투자 과정의 각종 규제를 일괄 해소할 방침이다.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 구축 비용은 정부가 최대 100% 지원하고, 기업과 근로자에 대해서는 지역별 차등세제를 도입해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지방 정주 여건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이날 재경부와 산업연구원이 개최한 ‘대한민국 전략경제 포럼’에서 “정부는 실행의 속도가 성패를 좌우한다는 생각으로 세제·재정·금융·규제·인프라 등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신속하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보고회에서 “(한국이) 세계가 부러워하는 모범적 민주국가로 발돋움하게 된 것은 많은 국민들의 노력의 결과이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호남의 노력이 매우 컸다고 생각한다”며 “배제되고 서럽고 소외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를 지켜왔다. 그 결과가 대한민국이 산업화에 이어서 민주화를 이뤄내고 또 전 세계적인 모범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합리적 경제 활동의 토대를 만들어서 우리 기업인들이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합리적인 최선의 결정을 할 수 있게 됐던 것”이라고 역설했다.
야당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두고 “졸속 추진”이라며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정당한 문제 제기를 회피한다면 야당은 국정조사를 진지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만원짜리 연어덮밥도 국정조사를 했는데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여당은 메가프로젝트를 향한 국민의힘의 공세를 두고 “근거 없는 모략”(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이라며 정부에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일에는 충남 아산에서, 3일에는 경남 진주에서 각각 충청권·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주재하며 기업들을 격려하고 정부 지원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