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한 상임위 17곳 중 10곳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선출했다. 6·3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은 여야 모두에 협치와 자제를 요구했지만, 후반기 첫 협상부터 전반기 국회의 대치 구도와 다르지 않은 흐름이 반복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고수하며 상임위원장 선출을 밀어붙였고, 국민의힘은 반발할 뿐 뚜렷한 협상 돌파구를 만들지 못했다.
여야가 서로 차지하려고 해 협상을 끝까지 난항에 빠뜨렸던 법사위원장엔 서영교 의원이 선출됐다. 청와대를 피감기관으로 두는 운영위는 여당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맡는 국회 관례에 따라 한병도 원내대표가 맡았다. 이밖에 정무위(유동수 의원), 재정경제기획위(조승래 〃),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송기헌 〃), 국방위(진성준 〃), 행정안전위(김영진 〃), 문화체육관광위(이재정 〃),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서삼석 〃),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김정호 〃), 예산결산특위(이광재 〃) 위원장이 각각 민주당 의원으로 확정됐다.
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 부대표는 법사위원장 인선에 대해 “(서 의원이) 위원장을 3개월 정도 수행했고 검찰개혁을 비롯한 개혁과제가 남아있다”며 “주요 개혁과제를 완수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그 임무를 연속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추미애 전 의원(현 경기지사 당선인)이 6·3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직을 이어받았다.
천 원내수석은 “여러 상임위 중에서도 우리가 주요하게 추진해야 할 국정과제가 없는 상임위가 없었다”면서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여당이 담당해야 하는 상임위를 중심으로 (11곳을) 선정했다”고 했다. 또 “야당 입장을 고려했을 때 꼭 필요하다고 느낄 상임위를 (남겨두는 방식으로) 배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국토교통·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는 (의원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고, 경제 관련 상임위 중에서도 의원들의 신청이 가장 많은데, 위원장을 야당에 우선적으로 고려한 배분을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예결위를 포함해 민주당이 확보한 11개 위원장 중 전반기 때 국민의힘 몫이었던 곳은 정무·재경·국방위 3곳이다. 집권 2년 차를 맞은 이재명정부가 경제·국방 정책 성과를 내도록 국회가 입법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 전까지 20일간 열 차례 넘게 회동하며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벌였다. 본회의가 열린 이날 오후에도 막판 협상이 이어졌지만, 쟁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법사위원장 배분 문제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법사위를 고집하며 협상을 거부하고 명단 제출도 하지 않아 국회법을 무시하는 국민의힘을 더는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도 “우리 당이 요구하는 것은 단 하나”라며 “지난 2년 동안 여야 간 극단적 갈등의 장이었던 법사위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라고 맞섰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협상장에서 여당이 추천하는 자당 인사를 법사위원장에 앉히겠다는 안을 제시했지만, 한 원내대표는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소수당에 대한 존중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오만의 정치”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여야 협상과 합의 없이 11개 상임위를 본인들끼리 결정해 먼저 가져갔다”며 “소수당은 남은 7개나 가져가든지, 아니면 본인이 다 차지하겠다고 조롱 투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을 겨눠선 “정청래·이춘석·추미애 위원장 이상으로 국회와 법사위를 난장판으로 만든 사람”이라며 “함량 미달 법사위원장을 유임시키며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