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 등 일부 선수들이 귀국했다. 야유가 쏟아졌던 홍명보 전 감독 귀국과 달리 팬들의 격려가 이어졌다.
손흥민을 필두로 김승규, 송범근, 엄지성 등은 1일 오전 4시25분(한국 시간)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 A를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은 월드컵 일정을 마친 뒤 몇 개 조로 나뉘어 순차적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대한축구협회는 앞서 “현재 선수단 귀국편은 항공 좌석 확보가 어려워 세부 그룹으로 나누어 귀국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전날 오전에는 홍 전 감독과 이강인, 김민재, 황인범 등 8명이 먼저 귀국했고, 이날 손흥민을 비롯해 이동경, 김진규, 이한범, 이태석, 이기혁, 배준호, 조위제, 강상윤 등이 귀국했다.
공항에는 새벽 2시부터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자리 잡고 선수들을 기다렸다. 비행기가 도착할 즈음에는 팬들과 호기심에 모여든 시민 등 50여 명이 게이트 주변을 채웠다.
손흥민과 엄지성, 김승규, 송범근이 먼저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나머지 선수들은 약 20분 간격을 두고 후발대로 들어왔다.
손흥민이 입국장을 빠져나오자 밤을 지새우며 대기하던 팬들은 “고생하셨어요”, “파이팅”, “고개 숙이지 말아요” 등을 외치며 따뜻한 응원을 보냈다. 전날 귀국한 홍 전 감독 일행을 향해 300여명의 팬이 몰려 거센 야유를 보냈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선수들은 입국장을 빠져나와 별다른 말없이 곧바로 게이트로 향했다.
손흥민은 아쉬운 심정과 팬들에게 남길 말을 묻는 취재진에 “죄송하다”며 말을 아꼈다.
손흥민은 전날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모른 척할 수도 없고, 현실을 피하고 싶지도 않다”며 “가장 먼저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과 축구를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장문의 사과글을 게시했다.
이어 “나 역시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만약 이런 경기를 지켜봤다면 정말 안타깝고 답답하고 힘들었을 것 같다”며 “그렇기에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로는 감히 팬분들의 실망과 상처를 담아낼 수 없을 것 같아 그 말씀을 드리는 것조차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렇게 말로 다 표현하기보다 국민 여러분과 축구 팬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나는 다시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죽기 살기로 달려보겠다. 팬분들과 했던 약속은 절대 잊지 않았다. 팬분들이 나를 찾으실 때까지, 나를 필요로 하실 때까지 내 모든 것을 쏟아부어 다시 잘 준비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상황 속에서 팬분들께 또 한 번 부탁을 드리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죄송하지만 모든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비판과 상처를 주기보다는 정말 힘드시겠지만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