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미국의 실무협상단과 중재국들이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종전 방안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서로 대면하지도 못한 채 기존에 합의된 내용이 파기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수준의 논의에 그친 양측은 이란 전 최고지도자 장례 이후 다시 실무 협상을 열기로 했다.
1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카타르 도하를 방문한 이란 종전 실무협상단이 중재국들과의 회담을 마무리했다.
이란 실무협상단을 이끈 카젬 가리바바디 외무부 차관은IRNA에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과 이란 간의 양해각서(MOU) 이행을 논의하는 카타르 도하 회담이 종료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대표단은 오늘 오전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과 면담했고, 이어 카타르, 파키스탄 등 중재국 대표단과 두 차례에 걸쳐 합동 회의 형태로만 진행됐으며 미국 측과의 면담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란 측은 카타르 중앙은행 관계자들과도 별도로 만나 동결자금 문제를 논의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특히 레바논 문제와 동결 자산 해제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면서 이란의 필요에 따라 필요한 물품을 구매해 이란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란 측은 중재국들에 미국의 MOU 위반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회담 참가국들이 양해각서 위반 사항을 보고하고 기록하기 위해 2일까지 연락 채널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IRNA에 따르면 이란 측은 중재국들과의 협의에서 레바논 전쟁 종식과 관련된 MOU 조항에 따른 미국의 의무 위반, 서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 장비와 병력 증강 움직임, 미 당국자들의 "위협적이고 간섭적인" 발언 등을 지적했다.
이란 측은 MOU상 당사국의 의무는 통합된 것으로 개별적으로 분리해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IRNA는 전했다.
이란 대표단과 중재국 간의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도 카타르에 머물며 카타르 당국자들과 회담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윗코프 특사와 쿠슈너는 중재국들과의 실무회담에 직접 나서지는 않고 실무진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란 협상단은 다른 방에서 카타르와 파키스탄 중재단을 통해 의견을 주고 받는 간접 회담을 열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내부 강경파의 시선과 체면을 의식한 듯 미국 대표단과 어떤 수준에서도 직접 대면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쿠슈너와 윗코프 특사는 도하 방문으로 협상의 중요성을 알리는 존재감을 드러냈을 뿐 협상에 직접 나서지 않고 카타르 국왕, 총리를 만나 논의를 막후에서 조율했다.
회담 주최국인 카타르 외무부는 회담 종료 후 "긍정적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성과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AP 통신은 협상단은 양국 정상이 합의를 최종 확정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과 레바논 문제를 둘러싼 견해차가 크게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란과 미국은 MOU 이후 60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행료 없이 개방하기로 했지만, 이란 측은 항로를 자신들이 통제해야 하며 60일 이후에는 통행료를 부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고위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이란은 필요하다면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자국 통제권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미국, 이란, 중재국 간의 실무 논의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 일정이 끝나고 다시 열릴 예정이라고 카타르 외무부가 밝혔다.
이란은 오는 4∼9일 엿새간 이란 테헤란, 곰, 마슈하드 등지에서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장례식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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