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혐의로 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에 대한 재판이 2일 시작됐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검 권창영)의 1호 기소 사건이다. 재판부는 이날 특검 측에 공소사실 중 모호한 부분을 명확히 해달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이정엽)는 이날 오전 10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장관과 김 전 실장, 윤재순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 김오진 전 대통령 관리비서관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이날 김 전 실장은 보석 심문을 위해 출석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외교부장관 공관이 대통령 관저로 용도가 변경된 후 공사단계에서 관리주체가 어디인지가 핵심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실장 측에서는 ‘행안부에서 관리한다’는 취지고, 특검은 ‘대통령 비서실을 전제로 해 공소사실이 된 것 같다”며 “이에 따라 예산 전용인지 이용인지 판단되고, 의무에 없는 일인지 직무 속하는 사무에 관한 건지 연관돼 이 부분이 핵심 쟁점”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에서 남용된 직권이 피고인들 중 누구의 직권인지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며 지적하기도 했다. 또 “이 사건 공소사실은 직권남용 상대방으로 기재된 게 정부청사관리본부 공무원, 기획재정부 공무원 이런 식으로 돼 있는데 이러면 안 된다”며 “상대방을 구체적으로 특정해달라”고 밝혔다.
공판준비 절차가 마무리된 후에는 김 전 실장의 보석 심문이 진행됐다.
김 전 실장 측은 “공소사실대로 재구성하더라도 이것이 직권남용인지 의심이 든다”며 “이 사건 본질은 새 정부 출범 초기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서 예비비를 초과하는 추가 공사비를 어느 예산으로 부담할 것인지 둘러싼 행정부 내부의 문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이 26년간 공직에 헌신했던 점 등을 들어 도주할 염려가 없다고도 강조했다.
반면 특검 측은 “보석 관련 불허돼야 하는 건 증거인멸 부분”이라며 “구속영장이 발부된 사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의견서만 봐도 모든 증인에 대한 진술을 부동의하고 있다”며 “어느 것하나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구속된 이후 제1회 공판준비기일에 이르기까지 사정 변경이 있는지, 과연 피고인에게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흰 셔츠에 남색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나온 김 전 실장은 “특검은 제가 증거인멸의 우려있다고 하지만 윤석열정부는 몰락했다. 어디에 영향력을 미칠 것인가”라며 “기재부 출신이니까 기재부에 영향을 미칠 것 아니냐 하는데 기재부를 떠난 지도 20년”이라고 했다.

